흔들리는 슈뢰더…개혁정책 후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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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베를린 시의회 선거까지 여섯차례의 주의회 선거에서 내리 패배하면서 독일 집권 사민당을 이끌고 있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잇따른 주의회 선거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 바로 슈뢰더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의 핵심인 정부의 긴축정책과 사회보장 혜택 축소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민당은 주의회 선거 득표율에 따라 정당별로 의석이 배분되는 분데스라트(연방상원)에서 지난달부터 다수당의 위치를 잃었다.

이에 따라 긴축 예산안과 연금제도 개혁, 사회보장 축소 등 일련의 개혁추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졌다.

게다가 슈뢰더 총리와의 불화로 지난 3월 재무장관직과 사민당 당수직 등 모든 공직에서 사퇴한 오스카 라퐁텐이 선거 패배 직후 슈뢰더의 경제정책 실정을 비난하고 나서 사민당 내에 내분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슈뢰더 총리의 정치생명과 사민.녹색당의 적녹 연립정권의 운명은 내년 5월 실시되는 노르트라인 - 베스트팔렌 주의회 선거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최대의 인구 밀집지대로 루르 공업지대를 포함하고 있는 이 지역은 베를린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통적으로 사민당의 최대 텃밭으로 꼽히고 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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