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 국민훈장 동백장 곽준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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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그늘진 곳에서 소외받는 노인들이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뛰겠습니다. " 23년 동안 노인학교 설립 등 노인복지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온 공로로 2일 열리는 제3회 노인의날 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는 곽준섭(郭駿燮.65.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씨.

"노인들이 푸대접받는 세태가 안타깝다" 는 郭씨가 노인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76년부터. 국정 교과서에서 일하던 郭씨는 차에서 내리다 미끄러져 하반신 마비란 고통에 시달리게 됐다.

그러나 집에서 요양중이던 郭씨에게 동네 노인들이 '경로당 건립을 도와달라' 고 부탁하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郭씨는 같은 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새생활 장수노인 교실' 을 설립했다.

"지팡이를 짚은 채 벽돌을 날랐습니다. 갖은 고생끝에 10평짜리 아담한 쉼터가 완공된 뒤 좋아하던 노인들의 모습에 가슴이 시큰했죠.

그는 이후 지금까지 3천여명의 지역 노인들에게 한글.한문.농악 등을 무료로 가르쳐 왔다. 또 97년 영등포구민회관에 종합노인교실을 열고 노인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제공했다.

만사를 제쳐놓고 노인 봉사활동에 뛰어든 것이다. 운영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인근 다방을 돌며 담배장사를 하기도 했고, 뻥튀기 장사에 폐품수집까지 안해 본 일이 없었다.

78년에는 노인들에게 일거리를 마련해 주려 '인형 공장' 을 경로당 옆에 만들었다. 2년만에 수익금 2백만원이 나오자 후원금을 보태 80평짜리 부지를 매입했고 지금의 노인교실을 설립해 서울시에 기증했다.

郭씨는 "앞으로 노인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노인들의 위상을 드높이는 방향에 역점을 두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김준술.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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