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국감]"비리온상 파이낸스社 국세청 뭐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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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 대구지방국세청〓대구.부산 경제의 끝없는 추락을 부추기고 있는 파이낸스 사태에 대한 국세청의 안이한 대처를 집중추궁했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의원은 "엉터리 파이낸스사들이 비리의 온상이 되고 있는데도 금감위도 모르고, 국세청도 아는 바 없다고만 한다" 고 격분했다.

이상득(李相得)의원은 "국세청이 올 2월에 파이낸스사에 대해 세원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으면서도 세금만 징수하면 된다는 식으로 조사해 파이낸스의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고 질타했다.

29일 부산국세청 국감에서도 무소속 한이헌(韓利憲).한나라당 김재천(金在千)의원 등은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청구.삼부파이낸스 등 18개 업체에 대해 표본세무조사를 해 22억원을 추징했으면서도 기업주의 자금횡령.은닉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직무유기" 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면피' 에 급급했다. 서상주 대구국세청장은 "파이낸스 감독은 기본적으로 금융감독의 문제로 국세청으로선 한계가 있다" 고 했고, 이주석 부산국세청장은 "지난 2월엔 파이낸스사들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일반세무조사론 횡령을 알 수 없다" 면서 어물쩍 넘어갔다.

◇ 농림부〓김성훈(金成勳)장관이 혼쭐이 났다. 11월말 시작될 세계무역기구(WTO)협상을 앞두고 쌀 관세화 개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의원들의 질문에 金장관이 "입장이 없는 것은 아니나 너무 일찍 밝히면 협상에 불리할 수 있다" 고 답변한 게 화근이 됐다.

자민련 이완구(李完九)의원은 金장관이 중앙대 교수 시절인 93년에 쓴 책을 들이댔다. 李의원은 "책에선 쌀개방 문제는 식량안보와 직결된 문제로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하는데도, 당시 정부가 일체의 자료와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밀실에서 결정했다고 비난하지 않았느냐" 고 몰아쳤다.

거듭된 추궁은 "공론화를 거쳐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치겠다" 는 金장관의 답변으로 일단락됐다.

◇ 노동부〓골프장 캐디는 근로자인가 아닌가.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의원은 "대법원 판례는 캐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지만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하는 등 모순된다" 고 노동부 입장을 물었다.

노동부 부산동래지방노동사무소는 지난 7월 부산 컨트리클럽 해고 캐디 19명이 낸 진정에 대해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는 입장을 취한 바 있다.

하지만 이상룡(李相龍)노동부 장관은 "캐디피는 골프협회에 의해 액수가 정해지고 위반시 제재조치를 취하는 등 사측이 직.간접적으로 규제하고 있어 사실상 임금으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며 "재조사를 지시했다" 고 말했다.

이정민.이상렬.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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