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외과의 로버트정씨 노인들 처진 눈꺼풀 무료수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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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예뻐지셨습니다. 그리고 잘 보이시죠. " "고맙습니다. 세상이 훤해졌네요. "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로버트 정 성형외과' . 1시간 남짓의 수술이 끝나자 집도의와 환자 이영순(李英順.68.여.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원정동)씨가 얼굴을 마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수술실에서 나온 원장 로버트 정(65.한국명 鄭福成)씨. 그는 이날 열여덟번째로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의 무료 눈꺼풀 성형수술을 마쳤다.

鄭원장이 지난달부터 시작한 무료 수술은 아래로 처진 노인들의 눈꺼풀을 잘라내는 가성안검하수 성형. 1백만원 안팎의 비용으로 넓은 시야를 다시 찾을 수 있지만 방치할 경우 손으로 눈을 자주 비비게 돼 눈병이나 눈주위의 피부염을 일으키고 고개를 들어 사물을 보는 습관이 생겨 목관절 통증을 유발한다.

미국에서 20여년 동안 의사생활을 한 그는 "의료보험 처리도 힘들고 '다 늙어서 주책없다' 는 생각에 자식들에게 말도 못하고 지내는 노인들이 많아 안타깝게 생각하던 중 개원과 동시에 마음 먹은 일을 시작했다" 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 캘리포니아 주립대 부속병원에서 성형외과장을 역임한 鄭원장은 89년 서울중앙병원 성형외과장으로 초빙돼 국내에서 진료활동을 벌이다 지난 7월 개업했다.

현재 수술이 예정된 인원은 복지재단 '사랑의 전화' 가 선정한 60여명. 그는 한달에 한두 차례 '사랑의 전화' 사무실에서 희망 노인들을 상대로 수술여부를 진단하고 매주 3~4명씩 직접 수술한다.

鄭원장은 "노인들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의사생활을 마감하는 순간까지 무료 수술을 계속하겠다" 고 다짐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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