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전쌍방울감독 아시아야구 한.일전 관전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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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시드니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면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야구대표팀에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큰 박수를 보낸다.

한국팀 선발 정민철은 1회부터 구위가 위력적이지 못했다.

제구력도 난조를 보여 일본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춰 나갔다.

3회에서는 외야수들의 잇따른 호수비로 위기를 넘겼으나 사실상 한계상황이어서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다.

특히 타순이 한 바퀴 돈 4회 1사 이후 공이 높아져 스트레이트 포볼을 허용했다.

사실상 이때가 정민철을 교체할 시점이었다.

1 - 3으로 뒤진 6회 1사 1, 2루에서 박재홍과 일본 포수 후루타의 승부가 하이라이트였다.

박재홍은 원래 놓친 볼을 다음에도 노리는 타자인데 후루타가 이를 간파하지 못했다.

초구는 직구 스트라이크, 2구 직구 볼, 3구 변화구 헛스윙에 이어 후루타는 4구째 다시 커브를 요구했다.

박재홍이 기다렸다는 듯 때린 공은 파울볼이 됐다.

여기서 후루타는 다음 공을 놓고 몸쪽이냐 바깥쪽이냐 많은 고민을 했을 듯하다.

박재홍이 4회말 몸쪽 직구를 때려 좌중간 2루타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루타는 직구를 다시 요구했다.

다카하시의 볼은 바깥쪽 높게 들어왔고 왼손투수의 높은 공에 강한 박재홍에게는 치기 좋은 공이었다.

그리고 아마 출신인 일본 우익수 가지야마 (미쓰비시 자동차) 는 박재홍의 이 타구를 판단미스해 2루타를 만들어 주었다.

일본 아마야구에서는 야간경기가 거의 없어 이같은 수비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7회부터 마무리로 나온 구대성은 정규시즌 때보다 체중이 앞으로 많이 실리면서 볼끝이 살아 8회부터 6타자 연속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다.

구대성은 역시 국제대회에 강한 선수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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