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중국어 교사는 중국어로만 예비 영어 교사는 영어로만 수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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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외국어를 제대로 가르치는 교사를 양성하려면 해당 외국어 전용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이화여대 테솔(TESOL)대학원 최연희(50·사진) 원장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테솔대학원에서 오직 영어로 말하고, 영어로만 강의하도록 하는 과정을 운영했다. 내년 3월부터 ‘중국어’와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과정을 더해 확대 개편하는 이화여대 ‘외국어교육 특수대학원(http://tfl.ewha.ac.kr)’도 같은 원칙을 지킬 거라고 했다.

‘외국어를 가르칠 사람은 외국어로만 배워본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그의 지론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난 것이다. 그는 고교 때 이과생이었다. 제일 좋아하는 과목으로 수학, 싫어하는 과목으로 국어·영어를 꼽았다. 그랬던 그가 지금은 영어교육 전문가다. 그가 영어에 눈을 뜬 계기는 대학교 3학년 때 들었던 원어민 교수의 영어 수업이다. 대학 진학 때 문과 전공인 영어교육을 택하기로 마음을 바꾼 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기 위해 수강한 과목이었다. 이때 ‘영어는 영어로 배워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원어로 배우는 과정에서 저지른 실수와 경험, 또 자신감이 영어 실력을 기르는 지름길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학부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해 응용언어학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왔다.

그는 “외국어교육 특수대학원에선 수업뿐 아니라 학과의 모든 행사와 문서 작성까지 모두 해당 언어로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철저하게 외국어 교육의 4가지 영역인 듣기·말하기·읽기·쓰기 실습을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짰다고 했다. 외국 대학원들과의 교류도 확대했다. 중국어의 경우 베이징대와 복수학위제 시스템을 이미 구축했고, 미국·유럽 명문 대학원들과도 복수학위제 및 학점 교류 등을 추진 중이다. 그는 “이렇게 커리큘럼을 짜고, 이 사실을 이화여대 게시판에 영어로 올려만 놓았는데 네팔과 일본에서도 입학 문의가 오더라”고 말했다. 이 대학원은 1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글=전수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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