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죽음의 기아'…20만명 산속서 풀뿌리 연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유엔본부.자카르타 AP.AFP =연합]유엔이 동티모르에 다국적군 파병을 서두르고 있지만 민병대의 약탈과 방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산악지대로 대피한 수만명의 난민이 아사위기를 맞고 있다.

또 동티모르 독립반대 민병대 중 하나인 '마하디' 의 로페스 카르발로 사령관이 현지 언론에 "유엔 평화유지군이 진주한 뒤에도 마지막 피를 흘릴 때까지 투쟁할 것" 이라고 밝혀 다국적군이 상륙할 경우 유혈충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세계식량기구 (FAO) 는 현재 동티모르 전체 주민의 4분의1인 20만여명이 식량 공급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이같은 수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유엔 구호 관계자들은 산악지대로 대피한 난민들이 풀뿌리로 연명하고 있다며 국제적 지원을 호소했다.

유엔은 항공편으로 딜리 공항까지 식량을 옮긴 뒤 육로를 통해 난민들에게 식량을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당국이 수송기 이.착륙에 대한 안전보장을 해주지 않고 있어 식량 공급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14일 동티모르 수도 딜리를 빠져 나온 유엔동티모르파견단 (UNAMET) 은 파견단이 떠난 뒤에도 민병대의 횡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