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 나눔장터] 경매 기증품 100% 주인 찾아…롯데 선수 사인배트 인기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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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짝짝”

부산장터 해운대구 자원봉사센터 부스에서는 종종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물건을 사가면서 큰 돈을 내고 거스름 돈을 받아가지 않는 구매자들이 나오면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모여 손뼉을 쳐 주는 깜짝 이벤트였다. 해운대구 자원봉사센터는 30여명이 나와 3000여점을 물품을 팔았다.

조영미(47·부산시 재송동)씨와 조진영(17·여·해강고 3년)·민영(16·혜화여고 1년)양 가족은 부산장터가 열린 3년 전부터 참석해온 단골이다. 이들 가족은 만화캐릭터로 책갈피를 만들고 뺏지를 만들어 판매했다. 진영양은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경제를 배우고 남을 도울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초월교사회(회장·문정숙 해운대 교육장) 회원 14명도 자신들이 근무하는 학교에서 수집한 물품 2000여점을 팔았다. 2004년 월내 초등학교에 근무했던 여교사들로 구성된 회원들은 지금은 14개 학교로 흩어져 근무한다. 하지만 10월 모임을 위아자 장터 참가로 바꾸고 각자가 근무중인 학교에서 물품을 모았다.

파라다이스호텔은 3년 연속 참여한 덕분에 미리부터 “개당 수만~십여만원 짜리 식기·장식품을 수천원의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는 입소문을 타고 주부 참가자의 인기를 집중시켰다.

레스토랑 용품 전면 교체를 하면서 나온 꽃병(3000원)과 접시(1000~5000원)의 경우 30여 분 만에 350여점이 매진돼 순식간에 64만8000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동료직원 9명과 함께 휴일을 반납한 채 참가한 파라다이스호텔 부산점의 여은주 홍보실장은 “소외된 이웃에 사랑을 전하는 뜻깊은 행사에 기업이 앞장서 참여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뜨거웠던 경매 열기=4차례로 나눠 열린 명사 기증품 경매장에는 수백 명씩 몰려 높은 큰 관심을 타나냈다. 경매 결과 44명의 기증품 55점이 모두 낙찰됐다. 수익금은 898만6000원.

최고 경매가는 허남식 부산시장이 기증한 국전작가 송영명의 유화작품 ‘추념’(6호)으로 2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작품을 낙찰받은 40대 남성은 “부산작가의 작품인데다 허 시장의 기(氣)를 받고 싶었다”고 밝혔다. BN그룹 조성제 회장이 기증한 8폭 매화그림 병풍도 110만원에 낙찰돼 두 번째 고가를 기록했다. 이 작품은 30년 전에 조 회장이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은 뒤 15년 전 200만원을 들여 병풍으로 만든 것이다.

롯데 자이언트 조성환 선수가 기증한 사인배트는 최초 경매가 10만원의 두 배가 넘는 22만원에 낙찰됐다. 이를 구입한 이승희(50)씨는 “야구를 좋아하는 중 3학년 아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구입했다”고 말했다. 5만원에 시작된 롯데자이언츠 이인구 선수의 사인 배트는 12만원에 낙찰됐다.

1차 경매에서 홈런타자 이대호 선수의 사인 야구배트는 이호영(43)씨가 10만원에 낙찰받는 횡재를 누렸다.

부산=이기원·김상진·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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