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외국계銀 현대와 거래 축소"-국제금융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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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 재벌그룹에 대한 여신정책을 수정하고 있으며 일부 외국계 은행은 현대그룹에 대해 여신축소나 거래중지 등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금융센터는 10일 '대우그룹 문제의 타 그룹 파급효과' 라는 특별보고서에서 "최근 현대그룹에 대한 외국계 은행의 주목할 만한 조치사항이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의 특별보고서는 청와대와 재정경제부장관.한국은행 총재 등 일부에만 전달되는 자료다.

보고서는 오세아니아계 은행 서울지점의 경우 이익치 현대증권 회장 소환결정이 난 이후 본점으로부터 "현대그룹과의 단순한 외환업무를 포함한 어떠한 거래도 당분간 중지하라" 는 지침을 받았으며 "유럽계 은행 지점 일부도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경우를 이야기하고 있다" 고 말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현대계열 현지법인의 만기도래 자금도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 (크레디리요네.도쿄미쓰비시은행) 의 경우 만기 연장을 3개월 이내로 제한하고 가산금리를 더 높여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현대그룹에 대한 해외시각이 좋지 않은 이유로 지난해 이후 ^기아자동차.LG반도체.한화에너지 등 대규모 기업인수를 감행했고^부채비율의 획기적인 개선이 없었으며^금강산 관광사업과 같은 장기전략 차원의 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점 등을 들었다.

국제금융센터는 외국계은행들이 대우사태 이후 한국 지점의 의견보다는 본사의 엄격한 여신심사 기준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히고 "재벌그룹도 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안 외국 금융기관은 재벌그룹이라는 방패가 아닌 개별기업 위주의 여신정책을 펼 가능성이 크다" 고 지적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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