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탈북자 관련 정보수집과 한국행을 돕기 위해 중국에서 활동하던 우리 정보기관 요원 1백여명을 최근 전원 철수시킨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정보요원 30여명이 무더기로 연행돼 조사를 받고 추방되는 등 탈북자 문제를 놓고 한.중간 외교갈등까지 빚어지고 있다.
중국내 우리 대북 정보망의 와해로 탈북자의 한국행은 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정부 고위 정보소식통은 "중국 공안당국이 베이징 (北京) 과 동북 3성 (省)에서 활동하던 우리 정보요원들에 대한 대대적 색출작업을 벌여 지난 7월 이 가운데 30여명을 추방했다" 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들은 대부분 사업가 등으로 활동하며 중국내 탈북자를 보호하고 서울행을 희망하는 탈북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온 혐의를 받았다" 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우리 요원들에게 석방조건으로 정보요원임을 인정할 것을 요구했으며, 이들은 대부분 자신의 신분을 자백한 뒤 귀국했다고 이 소식통이 전했다.
이 사건과 관련, 중국 정부는 외교경로를 통해 우리 정부에 엄중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주재 우리 대사관도 중국과 마찰을 의식, 탈북자의 귀순요청을 거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중국 당국은 6월 북한의 김영남 (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베이징 방문을 계기로 우리의 정보활동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며 "중국내 북한 정보요원과 조교 (朝僑.친북교포)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가 취해진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관계자는 "중국내 정보활동이 지나치게 노출돼 요원들의 신변안전이 위협받고 있는데다 중국.북한측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전원 철수를 결정했다" 고 확인했다.
한편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달 21일 지린성 (吉林省) 창춘 (長春) 일대에서 탈북자에 대한 단속을 벌여 모두 60여명을 체포하고 이 가운데 한국인 3명을 포함한 17명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중국에 의해 억류된 한국인 3명은 전모 (40).박모 (39) 씨 등 목사 2명과 강모 (40.사업) 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는 "이들 한국인 3명은 선교활동 등을 하면서 탈북자를 돕는 활동을 한 혐의로 중국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 며 "이들 억류 한국인에 대한 신변안전을 중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 라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