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EBS '단편영화극장' 진행맡은 방은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녹화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단편영화를 많이 볼 수 밖에 없으니 제게도 도움이 되겠죠. " 지난 5일 첫선을 보인 EBS의 '단편영화극장' (일요일 밤12시20분) 의 사회자 방은진 (34) 씨.

국내외 단편영화 수작을 2편씩 묶어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의 사회자로 방씨가 뽑힌 것은 다소 의외다.

물론 '태백산맥' '301.302' 등의 영화에 출연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적이 그지만 일반인들이 접하기 힘들고 다소 난해한 단편영화를 설명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단편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에요. 장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참신한 점이 많거든요. 게다가 조감독 경력까지 있으니 편하게 진행할 수 있죠. "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햇빛 자르는 아이' 로 클레르 몽페랑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진한 감독의 신작 '장롱' 에서 조감독으로 일했다. 세번째 조감독으로 들어가 세월이 흘러 첫째 조감독으로 '승진' 했다.

"김 감독과는 원래 아는 사이였어요. 새 작품을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끼워달라고 했죠. 평소에 연출에도 관심이 있었거든요. "

그렇다고 아예 영화감독으로 직업을 바꾸려는 것은 아니란다. 자신의 전공은 어디까지나 연기라는 것. 연출을 맡으면 작품의 전체 흐름을 볼 수 있어 연기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연출에도 뜻을 두고 있다.

"얼마전 제가 쓴 시나리오를 갖고 코닥 단편영화 공모에 참가했다가 떨어졌어요. 앞으로도 시간 나는 대로 시나리오를 쓸 겁니다. 죽기 전에 영화 한 편 만드는 것이 제 소원이에요. "

하지만 영화에 쏟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본업인 연기 활동 때문. 연기 생활 만 10년을 맞는 그는 10월 막을 올리는 유씨어터의 연극 '철안붓다' 연습장과 SBS의 새 주말드라마 '왕룽 99' 촬영 현장을 오가느라 눈코 뜰 새 없다.이런 와중에도 지난달에는 영국의 연출가 패트릭 터커가 지은 연기이론서 '스크린 연기의 비밀' 을 번역하기도 했다.

'단편영화극장' 에서도 '일 욕심' 으로 똘똘 뭉친 그다운 태도로 임하고 있다.

"첫 방영분을 보니 좀 딱딱한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낯선 단편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좀 더 부드럽게 진행해야겠죠. "

문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