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블록버스터 오기전에” 극장가 '틈새흥행'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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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극장과 배급사가 추석 연휴 개봉작 선정을 놓고 서로 저울질이 한창인 지금, 극장가에선 '추석전 (前) 틈새기간' 을 노린 개봉작들이 관객을 놓고 치열한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오는 28일 개봉될 영화는 '아이 오브 비홀더' 등 7편이며 9월 4일에도 '중화영웅' 등 4편의 영화가 줄을 잇는다.

9월 11일에도 이같은 추세는 마찬가지여서 본격 추석시즌이 시작되는 18일

이전까지 이들 영화들의 한판 흥행대결이 불가피한 것이다.

여름방학과 추석에 쏟아져나오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피해 '틈새 흥행' 을 노리는 영화인 만큼 이 기간에 개봉되는 영화들 중엔 평소 개봉이 쉽지 않은 비 (非) 할리우드 영화들도 적잖게 섞여 있다.

28일 개봉 예정인 '아이 오브 비홀더' (Eye of the Beholder) 는 미국.캐나다의 자본으로 찍었지만 연출은 이미 '프리실라' 를 선보인 바 있는 호주 출신 스티븐 엘리엇 감독이 맡았다.

아름다운 연쇄 살인범과 그녀에게 반해버린 비밀경찰의 위험한 사랑을 다룬 스릴러로 훔쳐보기의 은밀함을 디지털 카메라와 도청장치 등을 이용해 현대적 감각으로 그린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완 맥그리거. 애슐리 주드 주연이다.

28일 선보이는 '성월동화' 와 9월 4일 개봉되는 '중화영웅' 은 요즘 드물게 개봉되는 홍콩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성월동화' 는 홍콩 스타 장국영과 일본 여배우 다카코 토키와가 주연을 맡은 멜러 드라마. 각기 연인을 잃은 마음의 상처를 지닌 두 연인이 절망을 딛고 사랑을 나누게 되는 동화같은 얘기를 감성적으로 그려냈다.

한편 '중화영웅' 은 같은 제목의 홍콩의 국민만화를 원작으로 한 액션영화다.

비장미 (悲壯美) 넘치는 얘기를 홍콩 특유의 액션으로 그려낸 이 영화는 등장인물을 사실감 있게 살려내는데에는 다소 실패했다.

하지만 무술에 있어 오랜 숙적이었던 무술의 두 고수가 빗속에서 벌이는 결투장면은 빗방울을 자유자재로 휘몰아치게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술로 눈길을 모은다.

9월4일 개봉될 '불워스' 는 상원의원 불워스 (워렌 비티)가 기발한 랩송으로 사회의 위선을 폭로하며 신뢰와 사랑을 다시 끌어낸다는 내용의 드라마다.

이 영화는 특히 워렌 비티가 각본을 직접 쓰고 감독과 주연까지 맡아 화제를 모은 영화로 권력 구조에 대한 공격은 통쾌하지만 지나친 파격성이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깎아먹는다.

역시 9월4일 개봉되는 '샤만카' 는 '퍼블릭 우먼'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등 성을 소재로 인간을 탐구하는데 집중해온 폴란드 출신 감독 안드레이 줄랍스키의 연출작. 파격적이고 대담한 성묘사 때문에 자칫 에로영화로 단순하게 오인되기도 하지만 현실의 폭력과 부조리를 인간의 성적 욕망에 빗대어 해부한 감독의 영화적 상상력은 따라잡기가 수월하지 않다.

이밖엔 28일엔 한국영화 '질주' 를 비롯, '벨벳 골드마인' '캐리2' '애널라이즈 디스' '플래시드' 가 개봉되며 9월 4일엔 '세이비어' 등이 개봉된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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