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전자·자동차업계 엔고 수익감소 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엔고 (高) 역풍에 휩싸인 일본 수출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환율 수준을 달러당 1백20엔으로 상정하고 계획을 세웠던 기업들은 최근 엔화 가치가 달러당 1백10엔대 (25일 1백11.31엔) 까지 급등하자 "올해 장사는 물 건너갔다" 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전기.전자.자동차 업체들. 파나소닉과 내셔널 브랜드를 생산하는 마쓰시타 (松下) 는 24일 "엔고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비해 57% 감소했다" 고 발표했다.

소니의 영업이익도 55%가 줄었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수출하는 카메라업체 캐논은 상반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7백억엔 (약 7천5백90억원) 감소했는데 이중 6백20억엔이 엔고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자동차도 올 경상이익 감소분이 1백50억엔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샤프.히타치 (日立) 등 전기.전자업체들은 동남아.중남미 등 제3국 생산기지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미쓰비시 (三菱) 중공업의 경우 가격경쟁이 심해 채산성이 떨어지는 초대형 유조선 (VLCC) 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부가가치가 높은 여객선.액화천연가스 (LNG) 선 등으로 주력 분야를 전환했다.

한편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자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 (經團連) 의 이마이 다케시 (今井敬) 회장은 "대장성과 중앙은행이 달러당 1백20엔을 목표로 적절한 시기에 개입해야 한다" 고 요구하고 나섰다.

김현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