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그 29기 생산효과] 북공군 현대화 20년 앞당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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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 공군 전투력이 20년 넘게 현대화된 셈이다. " 우리 군 관계자의 평가는 북한의 미그 - 29기가 우리의 영공 방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그동안 북한 공군의 주력 기종이던 미그 - 21은 옛 소련이 한국전의 경험을 토대로 57년께 양산에 들어간 노후 (老朽) 기종. 반면 미그 - 29는 84년 본격 생산에 들어가 최근까지 개량을 거듭하고 있는 신예 기종이기 때문이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남북한의 전투기 보유 대수는 각각 5백50대와 8백50대. 북한이 수적으로 월등히 많지만 낡은 기종이 많아 우리가 질적 우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북한 공군도 전천후 출격과 작전이 가능한 미그 - 29를 일정 규모로 갖출 경우 상당한 전력 증강 효과를 거둘 것으로 평가된다.

미그 - 21의 성능이 우리 공군 주력기인 F - 16보다 대부분 항목에서 떨어지는 데 비해 미그 - 29는 최대속도.선회 (旋回) 능력 등 전투수행력이 뛰어난 부분이 많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 봄 미국의 유고 공습 때 주요 타격 목표도 유고 공군의 미그 - 29였을 정도로 군 전력의 중심축을 차지한다.

말레이시아가 97년 러시아로부터 18대를 구입하고 올들어 에리트레아도 구매에 나서는 등 동유럽.동남아 국가들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미그 - 29는 30㎜ 기관포 1문과 함께 6개의 무장 장착부에 레이더 유도방식의 AA - 9 아모스 장거리 미사일 등을 장착할 수 있다.

또 적외선 유도방식의 AA - 10 알라모유도탄도 갖추고 있다.

지상과 공중 공격을 동시에 실시할 경우 1천㎏의 폭탄 4발과 공대공 (空對空) 미사일 2발을 장착하기도 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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