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00년 노벨화학상 앨런 맥더미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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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1+1=2지만 하기에 따라서는 3이나 4가 되기도 합니다. 국민이 머리가 좋은 한국과 뉴질랜드가 각각 가지고 있는 강점을 서로 합한다면 그렇게 될 것입니다."

2000년도 노벨화학상을 받은 뉴질랜드의 앨런 맥더미드(77) 박사는 "한국은 정보통신 기술이 뛰어나고, 뉴질랜드는 생명공학과 나노과학.환경공학 등에 특히 강하다"며 "과학기술 교류를 확대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 피트 호지슨 과기부 장관을 비롯해 동물학.분자생물학 전문가 10여명과 함께 최근 내한했다. 한국의 주요 연구시설을 둘러보고, 한국과 뉴질랜드의 기술협력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각국을 돌며 과학기술 외교를 활발하게 펼치는 맥더미드 박사는 팔순을 앞둔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뉴질랜드를 농업국가로 아는 한국 사람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최첨단 영상.컴퓨터 기술이 들어간 영화 '반지의 제왕'을 제작한 나라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부문 모두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뉴질랜드는 그를 포함해 지금까지 세명이 과학부문 노벨상을 탔다.

맥더미드 박사는 삼성전자와 나노기술.신소재 부문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의견을 조율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뉴질랜드는 미국의 주도로 추진되는 수소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에 한국과 함께 참여하고 있는 등 많지는 않지만 기술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기술교류를 대폭 늘리자는 것이 맥더미드 박사의 기대다.

그는 세계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관심이 컸다.

"국제 유가의 상승으로 각국의 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급증하는 세계 인구에 비해 석유 등 화석에너지가 고갈될 날은 얼마남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는 길은 지열.수소에너지.풍력 등 대체에너지 밖에 없다. 대체에너지 개발에서도 한국과 뉴질랜드가 협력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뉴질랜드에는 화산이 많아 지열이 풍부하고, 나무 조각 등을 이용해 알코올을 뽑아내는 '바이오메스 처리기술', 풍력 등 아주 풍부한 대체에너지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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