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영화] EBS '십계' 外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 십계 (EBS 밤10시35분)

'도둑질하지 말라' 와 '거짓 증거하지 말라' .폴란드의 거장 크슈시토프 키예슬로프스키 감독의 연작 '십계' 중 7번째와 8번째 작품이다. 먼저 '도둑질…' 에선 '어린 생명' 이나 '사랑' 도 훔칠 수 있는 대상으로 설정한다. 그 과정에서 빚어지는 인간적인 아픔과 고뇌가 화면 가득 새겨진다.

마이카는 16세 때 국어선생님과 사랑에 빠져 아이를 낳았다. 마이카의 어머니 에바는 손녀인 앙카를 거두어 자신의 딸로 키운다.

그리고 6년의 세월이 흐르자 성인이 된 마이카와 에바 사이에 아이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기 시작한다. 배우 안나 포로니와 마야 바렐코프스키의 강렬한 개성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

또 '거짓 증거…' 는 계명과 윤리학의 관계에 대한 진지하고 수준높은 '토론' 이다.

60세가 넘은 바르샤바 대학의 윤리학 교수 조피아는 세미나에서 미국에서 온 젊은 여성과 맞선다. 독일 점령 때 숨을 곳을 찾던 한 유대인 소녀를 외면한 젊은 부인에 관한 얘기가 토론의 소재다.

가톨릭 신자였던 당시의 젊은 부인과 6세 난 유대인 소녀가 40년만에 세미나장에서 다시 마주친 것이다. 80년대 폴란드의 어려웠던 정치 상황과도 여러 면에서 연결되어 있는 작품이다. 원제 Dekalog.88년작. 각 60분씩.

*** 스폰 (MBC 밤11시)

'스파이더맨' 의 작가인 토드 맥퍼레인의 만화가 원작이다. 특수효과와 독설적인 유머, 테크노 음악 등을 가미해 영화로 만들었다. 온몸에서 사슬이 튀어나오고 검붉은 망토를 휘날리며 변신하는 스폰을 뮤직 비디오풍의 영상으로 만난다.

속편을 염두에 뒀는지 결말 부분은 흐지부지하다. 원제 Spawn.감독 마크 디페, 주연 마이클 제이.존 레귀자모.마틴 신. 97년작. 90분.

*** 탈주자(KBS2 밤10시10분)

장 클로드 반담 주연의 액션물. 은행을 털다 경비원을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이던 샘은 친구의 도움으로 탈옥한다. 진짜 살해범은 샘이 아닌 빌. 하지만 탈옥 과정에서 빌은 총을 맞고 죽는다. 홀로 남은 샘은 경찰의 추격을 받는다.

'나홀로 집에' 로 유명해진 맥컬리 컬킨의 동생 키어난 컬킨이 출연. 간혹 재치있는 대사가 눈에 띈다. 원제 Nowhere to Run.감독 로버트 하몬. 93년작. 95분.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