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 장인들, 원주에 둥지 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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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옻 문화센터에서 수강생들이 옻칠공예를 체험하고 있다. [원주옻칠문화진흥회 제공]

원주는 전국 최대 옻나무 산지다. 원주시 땅과 사유지 등 470㏊에 140만 그루의 옻나무가 있다. 이곳의 옻나무는 우루시올 함량이 높고, 수분 함량이 낮아 옻칠의 품질이 좋다.

품질이 뛰어난 원주 옻칠 때문에 나전칠기의 장인이었던 고 김봉룡 선생은 1968년 통영에서 원주로 이주해 작업했다. 그의 제자 이형만(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씨도 따라와 원주에서 나전칠기의 맥을 잇고 있다. 이밖에 나전과 칠기의 장인들이 원주에서 각자 공방을 열고 작업해왔다.

이 같은 장인들이 한곳에 모여 작업하는 공간이 생겼다. 1일 문을 연 원주 옻 문화센터다. 센터에는 이씨 이외에 칠정제장 박원동(강원도 무형문화제 제11호), 칠장 김상수(강원도무형문화재 제12호), 나전칠기장 박귀래(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3호), 생칠장 이돈호(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7호)씨와 옻칠공예인 설명돌, 오삼록(2008년 한국옻칠공예대전 대상 수상자)씨 등이 입주했다.

원주시는 ▶국가 중요무형문화재 등 전문 옻칠공예인의 작품활동 및 후계자 양성 ▶전통공예의 저변확대로 옻칠공예의 산실로 육성키 위해 옻 문화센터를 만들었다.

봉산동 옛 평생교육정보관을 리모델링한 옻 문화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에 1층에는 전시실과 판매장, 목공예실, 정제실 등을, 2~3층에는 공방과 공동 작업실, 체험 학습장 등으로 꾸며졌다. 전시실에는 한국옻칠공예대전 입상작이 전시됐으며, 판매장은 입주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옻 문화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사)원주옻칠문화진흥회는 센터 개관에 앞서 9월부터 칠화칠기와 나전칠기 등 4개 반 70명을 대상으로 옻칠공예반을 운영하고 있다. 진흥회는 공예교실 이외에 입주 작가 시연이나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원주옻칠문화진흥회 박귀래 이사장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기 좋은 곳에 많은 작가가 함께 입주함으로써 서로간 교류는 물론 옻칠공예를 홍보하기도 수월하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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