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기관도 '입학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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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렵지만 이를 위해 직업훈련을 받는 기관에 들어가는 것조차 이젠 쉽지만은 않다.

실직자.미취업자 등 구직희망자들이 우수한 직업훈련기관들로 몰리면서 까다로운 면접 등 심사과정을 거쳐 수강생을 뽑는 곳이 늘고 있기 때문.

올 봄만 해도 대다수 사설 학원들은 '어차피 실직자 재교육을 위한 정부 지원금을 타낼 수 있는 마당에 수강생의 능력.적성을 돌 볼 필요가 있느냐' 고 안이하게 생각한 게 사실.

하지만 우수 강사진.취업정보 등 경쟁력을 갖춘 교육기관에 수강생이 편중되면서 직업훈련 시장에도 이처럼 명문대 입시경쟁 같은 분위기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쌍용정보통신 연구소 교육센터 (02 - 3482 - 4632) 는 올들어 실직자.미취업자 관련 컴퓨터 교육과정 수강생을 서류전형.면접을 통해 뽑고 있다.

정원 4백80명인데 과목별로 많게는 7~8배 가량 지원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 이 센터 관계자는 "명문대 출신들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고 전했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 인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쌍용뿐 아니라 삼성SDS.현대정보기술.LGEDS 등 여건이 좋은 대기업 부설 교육기관에 수강생이 몰리긴 마찬가지다.

전자출판 전문 교육기관인 평화아카데미 (02 - 773 - 0727) 도 다음달 말 실시할 실직자 훈련과정부터 수강생을 면접 선발할 예정이다. 오랜 연륜에다 수강생 취업률이 높다는 소문이 나면서 지원자가 정원 (학급당 1백20명) 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서류심사를 했으나 뭔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어 면접까지 도입했다는 게 학원측 설명. 김준탁 원장은 "우리 학원 출신들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취업알선이 잘 되고 결국 수강생 모집에도 도움이 된다" 고 말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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