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성길, 아이 건강을 위한 필수 지침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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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이동' 추석 연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기대되는 만큼 걱정되는 마음도 크다. 교통체증으로 꽉꽉 막히는 ‘귀성길’ 때문. 아이들은 오랜 시간 좁은 차안에 앉아 있기 힘들어하고, 멀미를 잘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인다.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김정열 강남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의 도움으로 아이와 함께 하는 추석 연휴 귀성길, 주의해야 할 점을 알아보자.

생후 100일 이하의 영아는 귀성길 동행 피해야=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는 아이 나이가 딱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여행지 환경, 교통편, 아이의 건강 상태에 따라 변할 수 있다. 다만 어른들도 지치기 쉬운 귀성길이라면 적어도 생후 100일 이상, 더 바람직하게는 생후 5~6개월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옛 어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100일 동안 아이의 외출을 삼갔다고 한다. 생후 3개월 정도 되어야 아이가 목을 가눌 수 있고, 오장육부가 제 자리에 잡히며 아이 스스로 몸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에 맞는 교통편 선택=교통편 별로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아이의 성향이나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 비행기의 경우, 이동 시간이 짧아지지만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생기는 시끄러운 소음과 비행기 고도 변화에 따라 귀에 압박감과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아기가 울음을 터뜨릴 수 있으므로 미리 솜을 준비하여 귀를 막아주고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시간에 맞추어 물이나 분유 등을 먹이는 것이 좋다.

- 기차의 경우, 장거리 여행에도 교통 정체가 없다. 자가용이나 버스에 비해 흔들림이 적어서 상대적으로 멀미도 적게 일어난다. 그러나 돌 이전의 아이라면 분유나 젖병, 이유식, 기저귀 등 짐을 운반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아기가 낯선 환경과 사람들로 인해 낯가림을 할 수 있다.

- 자가용의 경우, 아기의 짐을 여유 있게 실을 수 있고 차 안에서 아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놀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교통정체가 극심한 때라면 이동시간이 길어져 아이가 지치기 쉽고,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은 밀폐된 차 안에 오래 갇혀 있으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수 있다.

멀미로 고생하는 아이, 생강 좋아=한의학에서 멀미는 주로 담(痰)에 의한 것이라 보는데, 보통 속이 차고 비장과 위의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나타나기 쉽지만 속열이 많은 사람에게도 나타난다. 속이 차고 비장과 위의 기능이 약하면 기혈순환이 순조롭지 않은데, 진동이나 가속감 등 자극을 받으면 위(胃)에 무리가 생겨 메스껍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속열이 많은 경우는 진동에 의해 기가 쉽게 올라와서 구역증상이나 멀미증상이 나타난다.

멀미를 잘 하는 아이라면 음식은 약간 배가 고플 정도로 먹이는 게 좋다. 비위장기능이 약한 사람의 경우는 생강 말린 것을 입에 물고 있거나, 생강차를 묽게 타서 조금씩 마시도록 하는 것도 좋다. 생강은 비위장 기능을 강화하여 메스꺼움을 일으키는 뇌의 활동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속열이 많은 경우는 매실이 위장열을 소통시키는 것에 도움을 주어 멀미를 예방할 수 있다.

멀미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경혈점을 자극하는 것도 좋다. 발의 안쪽 복사뼈에서 손가락 다섯 마디 정도 윗부분(삼음교 혈자리)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주면 멀미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이미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양쪽 귀의 바로 뒷부분을 집게손가락으로 세게 눌러 평형감각과 관계가 있는 경혈을 자극하면 어느 정도 멀미 증상을 완화시켜줄 수 있다. 머리의 꼭대기 부분을 눌러주는 것은 속이 울렁거리는 증상을 진정시키는데 좋다.

휴게소에서 스트레칭으로 피로 풀기=자가용, 버스 등을 이용할 때는 적어도 1∼2시간에 한 번씩 차에서 내려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한다. 휴게소에서 심호흡이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이완시키는 것도 좋다. △허리를 숙여 손가락을 발끝에 대거나 △팔을 들어 귀에 붙이고 반대편으로 몸을 펴주는 옆구리 운동 △무릎을 굽혔다 펴기 등을 하면 도움이 된다.

휴게소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므로 위생에도 신경 써야 한다.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음식을 사먹기 전에는 꼭 손을 잘 씻도록 한다. 음식을 사먹을 때도 혹시 상했거나 비위생적이지는 않은지 잘 살피도록 하며, 특히 아토피 아이는 즉석 조리 음식보다는 집에서 싸온 도시락이나 간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

■ 도움말 : 김정열 (강남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조인스닷컴 이승철(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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