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틈없는 방학…극심한 취업난에 대학가 비지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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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대구보건대 孫기삼 (26.물리치료3) 씨는 지난달 28일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됐지만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취업에 유리한 6주 과정의 건강지도자 자격반 등 2개 강좌를 수강하고 있으며, 대구 장애인 종합 사회복지관에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2년째 이어지고 있는 극심한 취업난이 대학가에 '쉴틈 없는 방학' 을 만들고 있다.

방학이 시작되자 마자 영어회화.자격증반.창업교실등 취업관련 방학특강이 대학가에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강좌마다 대학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또 관심분야가 같은 사람끼리 모여 취업전략을 주고 받는 '취업 소그룹' 결성도 활발하다.

지금 대학 캠퍼스는 '취업전쟁터' 다.

◇ 취업 강좌 인기 = 대구보건대가 개설한 영어회화.정보검색 인터넷.취업 및 창업교실 등 9개 공통과정 (52개반) 엔 전교생의 3분의1 정도인 2천여명이 몰렸다.

전남대도 언어교육원이 개설한 영어.일어 등 회화 강좌에 지난해 여름방학 수강생 8백명보다 37%나 늘어난 1천1백여명이 수강하고 있다.

또 이 학교 전자계산소의 인터넷등 전산강좌엔 8백명이 컴퓨터와 씨름을 하고 있다.

부산대의 방학중 영어회화.제2외국어 등 24개 어학 관련 강좌엔 2천여명이 몰렸다.

또 워드프로세서 정보처리기사 등 자격증반 8개반엔 2백50명 정원이 꽉 찼다.

대전대의 컴퓨터 교육엔 3백60명이 수강하고 있다.

부산대 언어연구원 관계자는 "기초토익반 15개 강좌에만 어학강좌 신청자의 절반정도인 1천여명이 몰렸다" 며 "취업에 필수로 요구되는 토익점수를 높이려는 열기가 얼마나 높은지를 실감했다" 고 말했다.

◇ 취업 소그룹 활발 = 경북 경산 미래대에서는 취업소그룹인 '무비회 (務備會)' 가 지도교수와 학생 10여명으로 최근 결성됐다.

서로 취업정보를 나누고 시험준비도 함께 하기 위해서다.

무비회를 지도하고 있는 이승천 (李承天.행정법률과) 교수는 "학생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 경쟁이 치열한 공무원.대기업 시험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고 말했다.

미래대에는 이외에도 취업지도반.소자본 벤처창업반 등이 만들어져 있다.

◇ 꽉 찬 도서관 = 오전 6시부터 열람실을 개방하는 경북대 도서관은 학기중일 때보다는 조금 늦지만 오전 9시쯤이면 자리가 대부분 찬다.

지상 4층까지 있는 열람실 가운데 3~4층은 주로 취업준비에 바쁜 고학년이나 졸업생이 많다.

金은정 (22.경제통상4) 씨는 "각종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로 도서관이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다" 며 "취업을 앞둔 경우 정보를 얻기 위해선 도서관 출석이 필수" 라고 말했다.

정용백.천창환.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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