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는 길] '넓은 문' 수시 2학기 뚫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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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시 2학기 모집을 앞두고 수험생들은 지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한 뒤 철저한 대비를 해야한다. 교사와의 상담도 필수다. 사진은 교사와 대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용산고 3학년 학생들. 왼쪽부터 임우섭.박청수.이종범군, 강신태 선생님, 유종선.구서윤군. 김춘식 기자

수시냐 정시냐.

수시 2학기 모집이 코앞에 다가온 지금 수험생들은 정시와 수시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을 터다.

지난해에 비해 1만8900여명을 더 뽑는 올 수시 2학기 모집에는 재수생이 강세를 보이는 정시모집을 피해 우수한 재학생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수시모집의 경우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만큼 본인의 성적이나 장점 등을 파악해 신중하게 지원해야 한다.

◆ 어떤 학생이 유리한가=수시모집의 경우 수능 성적은 최저학력 기준으로만 적용된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부 성적은 괜찮은 데 모의수능 점수가 잘 나오지 않는 학생은 수시모집을 노리는 것이 낫다.

학생부나 수능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특기나 이색 경력이 있는 수험생에게도 수시모집은 좋은 기회다. 특별한 자격이나 재능 등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는 특별전형을 잘 찾아보면 대학 진학의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것이다.

논술이나 면접에 자신이 있는 학생도 수시모집이 유리하다. 대학마다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심층면접이나 논술 등의 비중을 높이고 있는 만큼 학생부 성적이 좀 떨어지더라도 논술과 면접 점수로 뒤집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재학생은 정시보다 수시가 유리할 수도 있다.

유병화 고려학평 평가실장은 "재수생의 경우 정시모집을 겨냥해 수능에 맞춰 준비를 하는 만큼 재학생은 수시모집을 공략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 하향지원은 금물=수시 2학기 모집 인원은 1학기의 8배나 된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선택의 기회가 넓어진 셈이다. 전체 모집정원의 절반 이상을 뽑는 정시모집도 남아 있다.

그런 만큼 "일단 붙고 보자"는 식의 안정지원이나 하향지원은 금물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단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해야 하고 정시와 추가 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수시에서 고배를 마시더라도 정시로 갈 수 있는 대학이 많기 때문에 안정지원이나 하향지원으로 수험생이 원치 않는 대학에 합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 모집요강 꼼꼼하게 분석해야=수시모집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지원대학과 계열의 모집요강.전형요소를 꼼꼼하게 검토해야 한다. 수시 모집은 대학별 전형요소와 전형방법이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학생부 반영비율이 높은 서울대와 연세대는 학생부 성적이 좋은 학생이 유리하다. 학생부 성적에 비해 논술에 강한 수험생은 논술고사에 큰 비중을 두는 고려대와 성균관대.중앙대 등을 노려볼 만하다. 반면 경희대와 한양대 등은 적성검사 비중이 큰 만큼 여기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실장은 "대학이나 계열별로 전형요소의 반영 비율과 반영 방법이 다양한 만큼 자신의 강점과 취약점을 파악해 지원 가능한 대학 3~5곳을 정해 준비해야 합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학생부 반영법 정확히 알자=비율 차이는 있지만 수시모집에서 모든 대학이 학생부를 전형 자료로 활용하는 만큼 학생부 성적을 어떻게 반영하는가를 숙지해야 한다.

우선 교과 성적을 석차로 반영하는지, 수우미양가와 같은 평어로 반영하는지를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출석 등 비교과 영역의 반영 여부와 반영 비율도 파악해야 한다. 이와 함께 졸업생이 지난해 어느 수준의 학생부 성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는지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 당락 가르는 면접과 구술=수시모집은 일반적으로 1단계 서류심사를 거쳐 2단계 심층면접이나 구술고사로 진행된다.

비록 학교마다 반영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수험생 자신과 학생부 성적 등에서 비슷한 수준에 있는 학생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 심층면접과 구술고사가 합격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특히 최근에는 영어 지문을 제시하거나 토론식 면접을 진행하는 대학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수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실장은 "면접 등에서는 시사적인 것 외에도 지망한 학과와 관련되는 내용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문계는 영어와 사회,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교과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수능준비에도 만전을=지난해 수시모집 예비합격자 중 최저학력 기준 미달로 탈락한 수험생이 많았다. 올해에도 상당수 대학이 최저학력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시모집에 지원하더라도 수능 준비에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

또한 수시모집에서 떨어질 경우 정시모집을 통해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만큼 차근차근 수능 준비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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