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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테크] ‘연(鳶)’ 띄워 풍력 발전…설치 비용 싸고 발전 효율도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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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지구 대기권에 이는 바람을 모두 전기에너지로 바꾼다면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풍력을 전부 모으면 1700~3500TW(1테라와트는 1조 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인류가 필요한 전력은 14TW다. 지구촌 풍력의 120~250분의 1만 활용해도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다. 바람을 전기로 만드는 기술이 좋고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이탈리아 회사 ‘카이트젠 리서치’와 ‘세코야 오토매이션’은 ‘카이트젠(Kite Gen)’이라는 커다란 ‘연(鳶)’을 활용한 발전기를 만든다. 미국 해양대기관리처(NOAA) 등의 기상관측 자료를 종합한 결과 800m 높이의 바람이 발전에 가장 알맞다는 결론을 냈다. 바람의 세기는 고도에 따라 다르다. 발전소 건립 예정지의 경우 고도 80m에서 부는 바람의 평균속도는 4.6m다. 이 바람으로 ㎡당(연의 면적) 58W의 발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고도 800m에서는 바람의 속도는 초속 7.2m로 ㎡당 205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기존 타워형 풍력발전기의 높이는 기껏해야 지표에서 100m 정도다. 연을 활용하면 훨씬 더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연 발전소’는 공사기간이 짧고 비용도 덜 먹힌다.

카이트젠은 낙하산 모양의 큰 연을 800m 상공에 띄워 연이 당기는 힘으로 발전 모터를 돌린다. 풍력발전 터미널에 설치된 높다란 장대에 연을 매달아 대형 팬으로 인공바람을 일으켜 연을 띄운다. 그 다음 자연바람으로 연을 날리는 방식이다. 풍속에 따라 줄을 풀고 감기를 반복하는 ‘요요식’ 발전을 한다. 줄을 감을 때는 연 양쪽에 매단 줄 가운데 한쪽만 풀어준다. 그러면 연이 옆으로 서기 때문에 바람의 저항이 줄어든다. 줄을 감을 때 필요한 에너지는 발전할 때의 20분의 1이면 된다. 연과 지상 터미널에는 바람의 강도를 측정하는 센서가 있다.

‘카이트젠 리서치’는 2006년 풍력발전 프로토 타입인 ‘KSU1’을 제작해 고도 800m에서 시험 발전을 했다. 초속 4.5m의 바람에서 KSU1은 5㎾~30㎾를 발전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아스티 지역에서 연말까지 30~60㎾급의 ‘연 풍력 발전소’를 세울 예정이다.

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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