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은 ‘토목 가족’ 영남대에 많은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7면

특정 직업의 비전을 알아보려면 그 업에 종사하는 이가 자녀에게 일을 물려주려 하는지를 보면 된다는 얘기가 있다. 장인이나 명창이 자손에게 대(代)를 잇게 하는 것처럼 토목공학도 그런 경향이 강한 분야 중 하나라고 한다.

영남대 건설시스템공학부 교수들이 대표적인 예다. 교수 15명 중 6명이 부자(父子)가 토목을 전공하는 ‘토목 가족’이다. 이재훈 토목공학과(구조 전공) 학과장은 “토목인의 직업 만족도가 의사 다음으로 높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거친 직업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대를 이을 정도로 보람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학과장은 인하대 교수였던 부친의 뒤를 따랐다. 이 교수는 “아버지뿐 아니라 작은 아버지와 당숙, 동서 등 가까운 친인척 7명이 토목 관련 분야에서 일한다”고 귀띔했다. 같은 전공을 한 신영식 교수의 부친은 신현묵 전 성균관대 교수다.

아들에게 학업을 물려준 경우도 많다. 박영목 교수(지반 전공)의 아들은 서울대에서, 오세붕 교수(지반 전공)의 아들은 연세대에서 각각 토목공학을 배우고 있다. 우광성 교수(구조)의 아들은 미국 퍼듀대로 유학을 떠났다. 이영휘 교수(지반)의 아들은 한양대와 연세대 대학원을 나와 대림건설에서 일한다. 딸이 환경을 전공한 뒤 엔지니어링 회사에 입사한 교수까지 합하면 모두 7쌍의 영남대 교수 가족이 토목 분야에 대를 이어 종사하고 있는 셈이다.

영남대 캠퍼스에서 만난 학생의 상당수는 가족 중에 토목인이 있다고 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인터뷰를 했던 학생의 절반 정도가 “아버지나 가까운 친인척 중에 토목인이 있어서 학과 선택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2009년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강홍준 기자(팀장·본지 교육개발연구소장)
강혜란·박현영·이진주 기자
유지연·어혜원·우호진·이하늘 연구원

▶연락처:webmaster@jedi.re.kr

자문단 >>임윤수 충남대 기획처장, 김정완 전남대 전 기획처장, 양명국 울산대 전 기획처장, 조병춘 경희대 사무국장, 한재민 고려대 기획처장

자세한 내용은 중앙일보 교육개발연구소 홈페이지(www.jedi.re.kr)를 참조하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