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작가' 최회장 부인 이형자씨 운보 그림 수집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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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말 최순영 신동아그룹 회장측이 김기창 화백 그림을 대량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자 국내 미술계에선 崔회장의 부인 이형자 (李馨子) 씨가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李씨는 이화여대 동양화과 출신으로 金화백으로부터 직접 지도를 받은 인연이 있으며 국전에 참가, 입상한 경력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독교 신자인 李씨는 한국인 모습으로 표현한 '예수의 영상' 이란 金화백의 50년대 초 그림을 갖고 싶어 했다고 한다.

李씨는 89년 이응노 화백이 파리에서 숨지자 李화백 기념관을 만들기로 미망인과 약속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운보의 장남 김완씨가 찾아와 어려운 경제상황을 털어놓으며 그림 구입을 간청하자 李씨가 선뜻 응했다는 것이다.

미술계에 정통한 L씨는 "당시 李씨가 김완씨로부터 직접 사들인 40억원어치 그림은 대부분 비구상작품으로 미술관 외에는 별로 소장가치가 없다" 며 "선물용으론 부적합한 그림들" 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완씨가 추가로 구입을 주선해준 20억원어치 그림 중엔 산수화 등이 일부 포함됐을지도 모른다" 고 전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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