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나는 이렇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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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환경련의 손숙 공동대표가 환경부장관에 입각하여 언론에 화제가 되었다.

지난 10년간 환경운동의 정치사회적 '환경' 이 얼마나 크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93년 기존 환경단체들을 모아 출범한 환경련은 시민의 감각과 의식에 접근하도록 노력하였다.

대규모 개발과 공해의 직접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하더라도 양심적인 생활인들 사이에 환경의식이 확산된 것은 자연스런 흐름이었다.

환경운동은 원전. 환경호르몬. 댐건설문제와 같은 굵직한 문제들과 더불어 개인의 일상생활과 직결된 재활용운동. 모피안입기운동 등도 다루어 왔다.

대만 핵폐기물 북한이전 반대. 시화호 오염반대 등 운동의 성공사례로 볼 수 있는 성과도 많았다.

그러나 우리의 고민은 아무리 열심히 환경운동을 해도 환경은 크게 좋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환경운동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해도 환경이 이미 파괴된 다음이라서 그 효과가 어떤 것인지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시화호 오염문제가 전형적인 사례이다.

그 점에서 동강댐건설 반대운동은 환경운동 역사에서 획기적 사건이었다.

댐 건설계획이 아직 완전히 백지화된 것은 아니지만 환경파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고, 자연생태환경의 보존을 위해 지자체.언론. 예술인. 전문가.시민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여 댐 건설을 추진하는 수자원공사와 행정기관을 포위, 압박할 수가 있었다.

동강댐건설 반대운동은 기존 환경운동의 전술.전략이 총동원된 성공사례로서 환경운동의 전범 (典範) 이 될 것이다.

이 운동은 시민참여와 자금동원 면에서 상당한 '흑자' 운동이었다.

그래서 운동가들은 신명이 나있다.

이제는 시민들이 힘을 모아주고 운동의 역량을 집중하면 환경파괴를 확실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환경보존을 위한 시민들의 폭넓은 참가와 지원이 그래서 필요하다.

이시재 <가톨릭대학 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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