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교전 이후] 한반도 유사시 한미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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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해 교전 (交戰) 사태 발생과 동시에 한미연합사는 확전에 대비한 2단계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북한이 해.공군을 비상대기시키는 등 조치를 취함에 따라 우선 동원이 용이한 미군 전력부터 한반도에 배치하는 게 1단계다.

한미연합사의 2단계 증원계획은 앞으로 남북한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를 예상한 것. 서해에서 또다시 교전이 벌어지고 무력충돌 규모가 커질 경우다.

그럴 경우 북한은 후속조치로 함정과 전투기들을 대거 동원하게 된다.

해군 핵심 세력이 집결해 있는 초도의 9전대에 소속된 1백여척의 함정들이 가세하고, 후방 주둔 전투기들이 휴전선에 가까운 전방기지로 전진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한군이 후방에 대기 중인 108기계화군단과 같은 대규모 기동부대를 전방으로 이동 전개하는 조짐이 우리 정보팀에 포착되면 즉각 2단계 증원계획 시행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1단계 조치가 있게 되는데 한미연합사는 우리 합참과 협조, 해상 교전이 발생한 지난 15일 오키나와 (沖繩)에 있던 공중조기경보통제기 AWACS 3대를 한국에 배치, 곧바로 대북 감시에 들어갔다.

또 코소보 사태를 지원하기 위해 걸프지역으로 빠져나간 항모 키티호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국에 파견한 미군 F - 15.F - 16 등 전폭기 30여대와 지상공격기 AC - 130 2대의 한국 주둔을 연장조치했다.

이와 함께 북한 해.공군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감시할 수 있는 이지스함 2척을 일본 요코스카 (橫須賀) 항에서 한국으로 급파키로 했다.

여기에 미3함대 모항인 샌디에이고에 대기 중인 핵추진 항모 컨스털레이션이 이달 말 추가된다.

80대에 가까운 전투기 등을 탑재한 컨스털레이션 항모전단은 가공할 파괴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연합사가 대북 감시정보태세인 워치콘을 '3' 에서 '2' 로 격상함에 따라 K - 11과 KH - 13 등 사진정찰위성의 초점은 모든 북한 공군기지와 중요한 부대들에 맞춰져 있다.

따라서 북한군 움직임이 같은 시간대에 우리 정보팀에 파악된다.

확전을 위한 시도가 낱낱이 노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기동부대 전방배치 등에 나서면 한미연합사는 2단계 계획에 들어간다.

TPFDD가 선포되면 먼저 각종 지휘장비 운용팀과 미사일 요격을 담당하는 패트리어트 부대가 한국에 급파된다.

이와 함께 미국에 잔류 중인 미2사단 병력을 비롯해 오키나와.괌 주둔 전투기와 비상대기 병력들이 며칠 안에 부산항.오산기지 등에 도착한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4개월 동안 병력 40만명과 전투기 1천대 이상의 미군 병력과 전투장비가 한반도에 집결해 작전에 돌입한다.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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