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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교전 이후] 시나리오별 군대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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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국방부.합참은 16일 북측의 보복공격에 대비해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남북간 포격전이 벌어졌던 서해 연평도 부근이 이날 조용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북한이 전날 포격전에서 참패당한 뒤 지대함 (地對艦) 미사일인 실크웜 기를 서해안 작전지역 사거리 내에 배치하는 등 반격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게 우리 군 당국의 판단이다.

실크웜 미사일이나 등산곶 일대에 배치한 해안포 (海岸砲)가 북한의 보복 공격수단이 될 수 있음을 우리측은 경계하고 있다.

해군은 일단 북한이 선제 공격할 경우 '상응하는 공격' 을 가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북측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우리는 미사일 기지를 폭격하고, 유도탄을 쏘면 유도탄정 (艇) 을 침몰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군 당국자들은 이날까지 북한 군의 특이한 도발징후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날 교전 때만 해도 북측은 후방의 공군기지에도 비상발령을 내리는 등 전운 (戰雲) 이 감돌았지만 16일부터 긴박한 움직임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이 정규군을 동원한 보복공격보다 간첩 파견.테러 행위 등 비정규군 쪽의 보복공격을 더욱 걱정하고 있다.

서해 공해상의 간첩선 모선 (母船) 움직임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는 정보도 우리 관계 당국에 입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18일까지 한반도는 달빛이 없는 무월광 (無月光) 시기인 탓에 야간을 틈탄 간첩선 침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

심지어 우리측은 북측의 세균 살포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군 정보 관계자는 "최근 충남북 지역에서 확산중인 이질을 북한이 세균 살포를 통해 퍼뜨렸을 가능성도 주목하고 있다" 며 "북한이 가공할 위력을 지닌 '탄저균' 을 일부 확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고 말했다.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 (NLL) 침범은 2~3일간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우리측은 전망한다.

우리측은 북한 경비정이 선제 사격하지 않을 경우 기존의 방어형 전술을 고수할 생각이다.

즉 ▶고속정을 앞세운 '시위' ▶충돌공격식 밀어내기 ▶고속정보다 10배 정도 큰 초계함.호위함을 내세운 북한 경비정 포위, 그리고 고의충돌 방식을 그대로 쓴다는 것이다.

군 당국자는 "북한이 15일 교전에서 우리 해군의 화력.작전능력을 충분히 알았을 것이므로 섣불리 선제 공격을 하지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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