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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교육개혁] 닫힌 국내 교수사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한국 대학들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가장 큰 걸림돌 가운데 하나가 교수사회가 닫혀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동종교배' 의 문제점이다.

동종교배란 한 대학 내에 본교 (학부기준) 출신이 지나치게 많음을 뜻하는 말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 현재 전체 교수 가운데 본교출신의 비율이 ▶서울대 95.6% ▶연세대 80.3% ▶고려대 60.1% ▶경북대 60.1% 등이다.

전국 17개 대학이 40% 이상이다.

동종교배는 학문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교수사회의 건전한 비판.경쟁 문화를 위축시킨다는 비판 여론에 따라 교육부는 지난해 교수임용 쿼터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대학의 반발이 거세 실효성은 의문시된다.

한국의 교수사회는 대학간 이동이 극히 저조한 가운데 ▶지방대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세칭 중.하위권 대학에서 상위권 대학으로의 이동 희망자만 많은 특징을 갖고 있다.

올해 서울대.연세대.경북대.전남대 등 4개 대학이 채용한 교수 1백33명 중 국내 타대학 교수 출신은 35명뿐이었고, 나머지는 외국대학 교수나 신임교수였다.

특히 서울대는 국내 타대학 교수 출신이 30.4%로 평균을 웃돌았지만 지방대학들은 15%선을 맴돌았다.

대학 교수들이 6개월~2년간 다른 대학에서 연구하면서 강의를 병행하는 '교류교수 제도' 도 부진한 실정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교수 4천2백여명 중 교류교수 지원자는 97년 56명에서 올해에는 35명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수도권 대학에서 지방대로의 교류 지원자는 5명에 불과했다.

대학생들도 재수.편입학 이외에는 다른 대학으로 옮길 수 있는 길이 없다.

그나마 교육부가 96년 학생의 대학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대학 편입학 문호를 확대했으나 지방대의 반발이 거세자 올해 2학기부터 문호를 좁혀 학생들의 이동기회는 더욱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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