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날쌘돌이' 최태욱 차세대 재목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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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좋아하는 서정원 (수원 삼성) 형님보다 더욱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 한국축구에 서정원 뺨칠 '날쌘돌이' 가 나타났다. 부평고 3학년 최태욱이다.

1m73㎝.65㎏의 '서정원형 몸매' 에 1백m 기록이 11초5. 빠르기만 할 뿐 아니라 측면 돌파 후 감아올리는 센터링과 문전 골감각도 발군이다.

최는 지난달 28일 전남 광양에서 끝난 제1회 백운기 우수고교 초청 축구대회 준결승에서 골든골, 결승전 선제골을 터뜨려 팀 우승을 이끌었다. 또 지난 3월 봄철 중.고축구연맹전에서는 8골을 뽑아내 득점왕에 등극하며 특급 골잡이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여드름에 앳된 티가 가득하지만 최는 '생각하는 축구' 를 한다. 기계체조 선수로 전국대회를 휩쓸었던 아버지로부터 운동신경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스스로 유연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최는 그래서 스트레칭에 특별히 신경쓴다.

부평고 조정구 감독은 "기본적으로 볼 다루는 방법을 아는 선수" 라며 "파워를 보강해 스피드를 더 끌어올려야 할 것" 이라고 주문한다.

부평고 특유의 자유스러운 팀 분위기도 최에게 큰 도움이다. 부평고는 틀에 박힌 조직 축구를 강요하지 않고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다.

노정윤. 곽경근. 이임생. 김남일. 서기복 등 숱한 선배들이 '생각하는 축구' 를 배워나간 후 스타의 길로 들어섰다.

대학과 프로 사이에서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최는 앞으로 국가대표를 거쳐 스페인 무대에서 뛰는 꿈을 갖고 있다.

'큰 물' 에서 놀기 위해 영어회화 공부도 스스로 하고 있는 최는 한국축구의 21세기를 열어갈 '될성부른 떡잎' 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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