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딩스쿨 어떻게 준비하나 上 - 사례로 보는 선택법

중앙일보

입력

김미영(가명·42·여·서울 압구정동)씨는 현재 중학교 1학년 아들을 내년 9월 미국 보딩스쿨(boarding school)로 진학시킬 계획이다. “외고나 자사고에 들어가기가 쉽지않고, 입시 준비에 찌들어 밤늦게까지 무한경쟁을 시키고 싶지도 않아요. 차라리 미국 보딩스쿨로 유학을 보내 IVY 리그 대학까지는 못 가더라도 지금보다는 나은 환경에서 공부시키고 싶어요.” 최근 김씨처럼 자녀의 보딩스쿨 유학에 대해 고민하는 부모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교육시스템과 보딩스쿨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하다. 수 백 개의 보딩스쿨 중 어느 학교를 선택할 지 결정하기도 어렵다. 유학컨설팅 전문업체 시그마에듀케이션의 김형범 대표는 “일반적으로 한국의 부모들은 오랜 전통과 명성, 높은 명문대 진학률, 한국에서의 인지도 등을 중요시한다”며 “그러나 미국 대학은 출신 고등학교 보다 개개인의 학생 평가에 주력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고의 명문 보딩스쿨을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대학 진학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자신의 성격과 스타일에 맞는 보딩스쿨 골라야
아래 표에서 미국 대학 입학 결과를 보면, 우리의 상식과는 사뭇 다르다. 명문 보딩스쿨 출신에 우수한 학업성적을 가진 학생이 더 낮은 수준의 대학에 진학했다.미국 대학의 선발방식이 우리의 그것과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보딩스쿨을 선택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미국 명문대학 진학에 유리한 걸까?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15년간 입학사정 총괄 부학장을 지낸 존 라이더 박사는 “미국 대학과 보딩스쿨 선택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어느 학교가 내게 제일 맞는가다. 미국에서는 이런 개념을 ‘fit’라는 단어에 비유한다.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학교를 선택하는 것처럼 학교도 학교에 ‘fit’한 학생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그 학교의 커리큘럼과 과목, 학습수준과 난이도, 자신이 특별히 좋아하는 스포츠 및 과외활동을 할 수 있는지 여부, 남녀공학 여부, 학교가 학생을 평가할 때 특별히 중점을 두는 원칙과 분야 또는 그 학교가 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인재상 등을 잘 살펴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학생이 어떤 보딩스쿨에 들어갔을 때 자신의 성격과 스타일에 적합해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며 훌륭한 학업 성취도를 이룰 수 있는지다.아무리 유명하고 전통 있는 학교라도 학생이 그 학교 내에서 선두 그룹에 속하지 못하고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면 한국에서 받았던 스트레스의 연속일 뿐이다. 우리 나라에서 유명 특목고 입학 후 학교에서 상위그룹에 속하지 못하고 결국 명문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을 경우 상대적으로 자괴감과 실망감에 빠져들 수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따라서 ‘명문’이라는 이름에만 연연하지 말고 미국 교육시스템과 대학입학 기준 등을 냉정히 고려한 후 전문가와 협의해 보딩스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인터뷰 답변시 교육적 관점 부각시켜야
미국의 보딩스쿨은 단순히 한 학생을 입학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가족을 받아들인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김대표는 “이 때문에 학부모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중시하는 경우가 많다. 학부모들이 학교선택의 배경에 대한 답변을 할 때 교육적 관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며 “전통과 명성 때문에 또는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서 그 보딩스쿨을 선택했다고 대답하면 자녀의 입학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조언했다.

학교의 훌륭한 교육철학, 학생의 잠재력과 배우는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학교의 교육시스템, 자기 아이와 맞다(fit)는 답변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 주재훈 기자 coolhead@joongang.co.kr >

< 일러스트= 김미지 기자 mj8302@joongang.co.kr >


Tip 보딩스쿨 유학 점검 포인트
- 원하는 학교에 관한 조사 (research)
- 관심있는 학교에 지원서(application)를 제출하기 전 여름캠프가 있으면 참가해 그 학교가 자녀에게 맞는지 점검
- AP 과목 등 개설 과목 종류와 난이도 점검
- 관심 있는 학교 졸업생들의 진학 대학 정보 입수
- 같은 학년에 한국학생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
- 제 2외국어를 어느 정도 강도로 교육시키는지 확인 (한국학생들에게 어려운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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