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내수 가늠할 가계수지 통계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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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증시가 '숨고르기' 를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지난 한 주 동안 종합주가지수의 낙폭은 상당히 컸다.

투자를 망설이다 종합주가지수 7백~7백50 언저리에서 주식투자에 가담한 사람들로서는 걱정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었고 대세상승이라는 것도 단기적으로는 여러차례의 조정국면을 거치며 이뤄지는 것이란 점을 생각할 때 좀 더 떨어진다 해도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닌가 싶다.

최근의 조정국면은 당분간 계속되리라는데 대부분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럴 때 경계해야 할 것은 '조바심' 이다.

오히려 여유를 갖고 자신이 투자한 종목의 내재가치를 제대로 따져본다거나 주식시장의 최대 변수라 할 수 있는 국내외의 금리동향이나 환율.유가의 움직임, 나아가 이런 변수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최근 이런 변수들이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공부 재료로 삼기에는 아주 좋은 시점이다.

지난 주에 벌어진 일 중 눈에 띄는 것 하나는 삼성자동차 부채처리와 관련한 이건희 (李健熙) 삼성회장의 사재출연 문제다. 간단히 말해 삼성자동차가 빅딜 대상으로 전락한 데는 경영자로서의 책임이 있는 만큼 부채중 일부는 개인재산으로 떠안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정부나 삼성이 공식적으로 이런 논의를 부인하고 있는 터에 다른 말은 않겠지만 주식회사란 주주가 각자의 지분에 대해 '유한 (有限) 책임' 을 지는 회사라는 사실 하나 만큼은 짚고 넘어가고 싶다.

지난주에는 1분기 국내총생산과 4월중 실업률 발표가 있었다. 성장률은 예상보다 높게 나왔고 실업률은 저하추세가 뚜렷했다. 내용상 걱정스러운 부분이 적잖긴 하지만 둘다 일단은 반가운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국제기구와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한국의 성장률을 상향조정한 것 또한 좋은 소식이었다.

이번 주에도 몇가지 의미있는 통계가 발표된다. 특히 1분기 가계수지 동향이나 소비자 전망은 최근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내수부문의 움직임과 관련해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아울러 다음주 초로 예정된 4월중 산업활동 동향도 본격적인 경기회복국면 진입 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용한 잣대가 될 것 같다.

난항을 겪어온 협동조합 개혁법도 이번 주중 확정된다. 얼마전 이 난에서 지적했듯 중앙회 조직의 통폐합, 단위조합의 축소, 이사회의 강화 등 협동조합의 개혁작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작업을 이번 만큼은 제대로 해보이겠다는 의지를 누누이 강조해왔던 만큼 확정안에 그같은 의지가 그대로 담겨 있길 기대한다.

박태욱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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