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재선 여야 첫 합동연설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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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3 재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든 23일 여야는 제1차 합동연설회를 갖고 득표를 위한 총력전을 벌였다.

이날 합동유세에서 여당은 차분한 선거를, 야당은 뜨거운 바람이 부는 선거를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중앙당 개입을 선언한 한나라당은 이날 합동유세에 의원들이 대거 참여해 세몰이에 나섰다.

인천 계양 - 강화갑 연설회장에는 권익현 (權翊鉉) 부총재와 신경식 (辛卿植) 사무총장.이부영 (李富榮) 원내총무.이상득 (李相得) 정책위의장 등 당 3역 전원을 포함한 20여명의 의원이, 서울 송파갑 연설회장에도 30여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한나라당은 이회창 (李會昌) 총재가 출마한 서울 송파갑의 지지분위기를 계양 - 강화갑까지 확산시킨다는 전략에 따라 의원들의 선거구 방문과 의원 부인들을 동원한 홍보전 등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중앙당 개입에 대한 비난여론을 의식한 듯 소속 의원들에게 한명도 참석하지 못하도록 하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했다.

이 바람에 인천 계양 - 강화갑 유세장에 유일하게 나타난 국민회의 김영환 (金榮煥) 의원도 황급히 빠져나갔다.

여당은 야당의 중앙당 개입을 "선거 과열을 조장한다" 며 강력히 비난하는 한편 2여 공조 강화를 통해 뒤집기 작전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중앙당 불개입 방침을 고수하면서도 스타급 의원들을 투입한 정당연설회를 잇따라 개최한다는 전략이다.

◇ 송파갑 = 이날 합동연설회가 열린 잠실초등학교에는 대부분 동원된 청중 1천5백여명이 모였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지역구 현안보다 김대중 (金大中) 정부의 실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비해 자민련 김희완 (金熙完) 후보는 '송파 전문가' 론으로 李후보의 '중앙당 바람' 에 맞섰다.

李후보는 처음부터 도청과 고문, 정치사찰, 고관집 털이 사건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이 정권이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어 정치개혁을 한다고 해놓고는 어떻게 유리하게 정치판을 짤까만 궁리하고 있다" 고 비난했다.

金후보는 "종로와 구로 재.보선에는 안나가겠다던 분이 송파에 나온 것 자체가 우리 송파를 우습게 본 것 아니냐" 며 李총재를 겨냥한 뒤 "나는 국회의원이 되려고 10년이나 준비한 전문가" 라고 강조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임동갑 (林東甲) 후보는 "한국의 정당은 정치신호기가 고장나 경제와 사회.문화 발전의 발목을 붙들고 있다" 며 "소수파를 존중하는 관용의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 고 지지를 부탁. 李후보측은 앞으로 투표율 제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에 따라 조직 가동률을 높이는 한편 후보 인지도와 송파갑 출마 동기 등을 지역구민에게 분명히 인식시킬 계획이다.

이에 맞서 자민련 金후보는 잠실 1~4단지 시영아파트 재건축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득표력을 결정적으로 높인다는 전략.

◇ 계양 - 강화갑 = 인천 효성동초등학교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는 2천여명의 청중이 모인 가운데 열띠게 전개됐다.

국민회의 송영길 (宋永吉)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야당 총재가 된 후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면서 "金대통령이 민주화투쟁을 할 때 李총재는 무엇을 했느냐" 며 李총재를 겨냥해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한나라당 안상수 (安相洙) 후보는 "현 정부는 경제정책을 마치 민주화투쟁하듯 하며 실업자를 양산하고 중산층을 몰아내고 있다" 며 "서민들과 노동자들의 지지를 얻어 출범한 현 정부가 이들을 외면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무소속 김요섭 후보도 "인천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 며 지지를 호소했다.

安후보는 여당 후보에 앞서가고 있다고 판단, '승세 굳히기 작전' 으로 나간다는 전략이다.

국민연금 파동.의료보험료 인상 등을 집중 거론하며 30~40대 샐러리맨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 이에 비해 宋후보는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주말을 기해 뒤집기에 성공했다고 보고 이정우.오세훈 변호사, 작가 공지영씨 등 각계 전문직 젊은 인사 3백여명으로 '싱싱 자원봉사단' 을 발족.

유광종 기자, 인천 =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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