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화제] 99 서울판화미술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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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9서울판화미술제' 가 13일 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막을 올렸다.

지금까지 판화는 많은 수량을 제작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예술 장르로선 치명적일 수 있는 희소성 부족으로 제대로 평가를 받아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국판화미술진흥회가 95년 창설한 판화 전문 아트페어인 이 행사는 이 점을 역이용한 것. 많이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가는 점을 부각시켜 판화의 대중화를 노렸다.

금산갤러리. 김내현화랑. 로이드신갤러리. 샘터화랑. 동산방화랑. 박영덕화랑. 갤러리사비나. 가나아트. 서울판화공방 등 30여개 화랑과 판화공방이 참여한 이번 행사에는 이들이 설치한 부스를 중심으로 한 본 행사 말고도 부대 기획전과 특별전이 풍성해 눈길을 끈다.

우선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국내외 판화작가 20명을 선정한 '20 - 20' 전. 약 6개월 전부터 화랑주와 작가.미술평론가.기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해 작가를 추려냈다.

마르크 샤갈.앤디 워홀.프랭크 스텔라.후앙 미로.리히텐슈타인.로젠버그.헨리 무어. 데이빗 호크니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유수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 1점씩과 오윤. 유강열. 이상욱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 2점씩으로 꾸며졌다.

지난 96년부터 젊은 판화 작가를 발굴해 인사동 5개 화랑에서 동시에 소개하는 'BELT99' 선정작가전에서 최종 선발된 강동석.김명진.이수연씨 등의 작품도 전시됐다.

세 번의 심사라는 까다로운 기준의 공모전을 통과한 신예들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 이밖에 어린이 판화교실 (매일 오후2~5시).시민판화백일장.판화 토크쇼 (14일 오후 2~4시) 등 판화의 저변을 좀더 넓히려는 부대행사들이 준비됐다.

매일 오후 2~4시에 들려주는 금관5중주 연주도 관람객 유치 전략 중의 하나다.

"컬렉터들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고 입을 모으는 요즘 같은 미술시장의 불황기에 조금이라도 활기를 더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19일까지. 02 - 518 - 6323.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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