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미 군사협상 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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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베이징 = 김종수.유상철 특파원]중국 정부는 유고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에 따른 대응으로 미국과의 인권대화를 중지하고 군사접촉을 연기하는 등 외교적 보복조치를 10일 발표했다.

주방짜오 (朱邦造) 외교부 대변인은 미.중간의 ▶군 고위층 교류 ▶군비확산 방지 ▶군비통제 ▶국제안전 문제에 관한 협상을 연기하고 인권분야에 대한 양국간 대화는 중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4자회담이 보복대상에 포함되는지의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

피폭 사흘째를 맞아 중국인들의 반미 (反美).반나토 시위는 베이징 (北京).상하이 (上海) 등 대도시에서 지방 중소도시까지 확산돼 시위대 규모가 1백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중국 경찰의 도심 통제로 베이징 중심부는 이날 새벽부터 심한 체증을 빚었다.

이와 함께 미국.캐나다.일본.대만.북한 등지에 사는 중국교포들도 항의시위를 벌였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9일 사태수습을 위해 장쩌민 (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보내 '불행한 실수' 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고 데이비드 리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밝혔다.

중국내 반미 감정이 확산되면서 짐 새서 주중 미국대사는 "주중 대사관 직원들이 사실상 인질로 잡혀 있는 상태" 라며 "중국 정부가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 고 비난했다.

한편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과 장쩌민 국가주석은 10일 오전 전화통화를 갖고 유고사태에 대해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의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유고특사가 중국대사관 폭격과 코소보 사태를 논의키 위해 이날 베이징으로 떠났다.

체르노미르딘 특사는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과의 9일 전화회담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 고 말했다.

10일부터 선진 7개국과 러시아 (G8) 외무장관 회담이 독일 본에서 열릴 예정이어서 코소보 사태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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