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푼수부부 '찰떡궁합' 이덕화·이경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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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이덕화 (48) 와 이경진 (44) 이 24일부터 시작하는 SBS 주말드라마 '파도' (밤 8시50분)에 부부로 나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다.

홀몸으로 삼남매를 키우며 어렵게 살아온 어머니 (김영애) 와 그 고단한 가족사를 그려내는 '파도' 에서 이덕화는 김영애의 시동생 '두성삼촌' 역. 과격하고 터프한 이미지에 더해 허풍스런 중년남성의 푼수연기를 선보인다.

"95년 한국방송연기자협회장을 맡았을 당시의 PD비리 수사에 대한 앙금이 남아서인지 그동안 참 어려웠어요. '파도' 의 포스터에도 나오지 않는 조연이지만 배역을 맡게 된 것 자체가 일단은 기쁘죠. " 미리 본 '파도' 의 한 장면. 고스톱을 치지 않기로 맹세한 이경진이 다시 고스톱에 손대는 것을 보자마자 '같이 죽자' 며 바다로 끌고간다. 걸걸한 톤의 이덕화에게는 특유의 힘이 남아있었다.

이경진도 '파도' 에 대한 기대가 크다. 차분하고 얌전한 역을 주로 해왔던 그녀지만 '파도' 에서는 '애 못 낳는 여자' 라는 놀림에 머리끄덩이를 잡고 시장바닥을 뒹구는 '악바리' 모습을 보여준다.

시사회장에서 "영화 '정사' 의 이미숙처럼 육체적 사랑에도 눈뜨는 중년여성역으로 변신해 볼 생각이 없는가" 라는 질문까지 나왔다.

"그런 역할은 원하지 않아요. 여러 배역을 맡아봤지만 하고 싶은 역은 정신적 사랑으로 충만한 중년 여성이나 '미친 여자' 처럼 내면을 드러낼 수 있는 배역이에요. "

이덕화.이경진의 요즘 걱정은 단 한가지. '그대 그리고 나' 와 작가도 같고 공간적 배경도 비슷해 재탕 드라마라는 세간의 '비판' 으로 모처럼 연기변신을 이루려는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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