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굿모닝코리아' 여성앵커 김주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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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새벽 3시 기상. 허겁지겁 회사로 달려와 밤사이 쏟아진 뉴스를 훑어본다.

그렇게 지낸지 한달째. 아침뉴스 프로인 'MBC 굿모닝 코리아' 의 여성앵커 김주하 (26) 씨. 정상의 인기를 구가하던 백지연씨의 도중하차에 막막해 하던 MBC가 입사한지 1년이 갓 지난 그녀를 선택한 것은 도박이었다.

하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서 "그 아나운서 누구지?" 하는 소리가 요즘 자주 들린다.

"솔직히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2시간에 이르는 생방송 뉴스를 진행하기에는 경험도 부족했구요. 또 하루의 첫 방송인 만큼 제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MBC의 일일 시청률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탤런트들이 보여주는 인형같은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큰 눈과 차분한 목소리는 뉴스 진행의 필수 요소인 신뢰감을 주기에 안성맞춤이다.

차분한 이미지와 달리 실제 그녀의 성격은 적극적이고 활달하다. 아나운서가 아니었더라면 투포환 선수가 될 뻔했던 그녀. "원래 제 체형이 하후상박 (下厚上薄) 형이에요. 별명도 볼링핀이었죠 (웃음). 고3 시절 체육선생님이 조심스레 투포환 해보지 않겠냐는 말을 꺼내더군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제 성적까지 확인해 보셨더라구요. " 활달한 성격의 그녀는 뉴스 진행은 결국 기자 출신이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세간의 통념에 대해서도 단호한 주관을 가지고 있었다.

"기자가 앵커 역할을 더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건 정말 편견이예요. 취재 경험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뉴스에 대한 이해는 '출신' 이 문제가 아니라 성의와 노력이죠. " 새내기다 보니 몇 번의 큰 (?) 실수도 있었다.

뉴스 도중에 멘트를 놓치자 당황한 나머지 손이 화면 위를 왔다갔다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이화여대 과학교육과를 졸업한 그녀는 '퀴즈 영화탐험' (토 오전9시45분) 과 라디오프로 '아니 벌써' (95.9㎒ 오전4시) 의 진행자로도 활약중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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