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잡는 '쇼핑백 안쓰기'…한달새 60%까지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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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현대백화점 관계자들은 봄 바겐세일 (2~18일) 기간중 1회용 쇼핑백 판매가 전부다 줄어들어 고개를 갸우뚱했다.

세일 기간에는 고객이 평소보다 1.5배 이상 더 몰리기 때문에 그만큼 쇼핑백 판매가 늘어나야 하는데 전국 11개 매장에서 세일전 (하루 2백여만원) 보다 훨씬 감소한 1백57만원어치만 팔린 것.

정부의 '자원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에 따라 지난달부터 유통업체들이 쇼핑백을 유료 판매에 나선 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종이박스 사용이 빠른 속도로 정착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쇼핑백 판매에 따른 이윤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명목으로 제품 가격을 내리거나 경품.사은품을 제공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 쇼핑백 사용이 줄어든다 = 롯데의 경우 지난달 15일 쇼핑백을 판매한 이후 수도권 5개 대형점포의 판매액은 한달 1억2천만원으로 이전 (2억여원) 보다 40% 감소했다.

신세계의 쇼핑백 사용량은 35% 안팎, 미도파는 60% 이상 크게 줄었다. 특히 할인점인 코스트코 홀세일의 경우 환불제를 시행하지 않고 판매 (장당 40원) 만 하자 하루 평균 2만1천장씩 나가던 것이 최근 1천1백장으로 급감했다.

쇼핑백 선호도도 달라지고 있다. 작은 봉투보다 큰 것이 많이 팔리는 것. 각 업체가 쇼핑백 크기에 관계 없이 같은 값에 팔자 '큰 것을 사서 한꺼번에 담으려는' 알뜰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 회수율은 아직 낮다 = 쇼핑백을 가져 오면 돈으로 환불해 주는 회수율은 매우 낮다.

롯데의 경우 첫 시행 한달 동안 회수율이 8% 안팎에 불과했고 신세계는 9%에 그쳤다. 미도파.뉴코아 등과 중소형 업체들은 1%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유상판매로 발생하는 이익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준다' 는 명목으로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전략도 펴고 있다.

코스트코 홀세일의 경우 세제 등 27개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3~12%까지 내렸고 뉴코아는 비용 절감분을 사은품과 경품으로 소비자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1억5천만원을 들여 지난 18일까지 5만4천개의 장바구니를 고객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실시했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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