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민생국회'] 여야, 모처럼 화해무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여야가 모처럼 국회에서 웃는 낯으로 만났다.

'서상목 사태' 로 고조됐던 정치권 긴장이 13일 3당 총무 상견례를 계기로 화해 무드를 타고 있는 것이다.

때맞춰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은 여야 의원들을 함께 청와대로 초청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자민련 신임 당직자들은 이례적으로 한나라당 당사를 찾아 이회창 (李會昌) 총재에게 인사했다.

◇ 국회 = '서상목 방탄 국회' 라는 비난을 자초했던 국회가 제모습을 찾았다.

14일부터 본회의를 열고 민생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여야가 이처럼 쉽게 정상화 쪽으로 발을 맞춘 것은 위기감 때문이다.

서상목 파동을 겪으면서 정치권에 대한 여론 비판이 따가웠다.

민생문제에 전념하는 국회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인 것이다.

한나라당은 3.30 재.보선 불법 규탄대회를 14일 열기로 했지만 여론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장외로 나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한편 이날 박준규 (朴浚圭) 국회의장은 신상우 (辛相佑).김봉호 (金琫鎬) 부의장과 함께 3당 총무.수석부총무를 의장실로 불러 상견례를 했다.

朴의장은 "국회가 국민으로부터 '왕따' 당하고 있는데 인간관계가 누구보다 좋은 세분 총무들이 이를 벗겨달라" 고 주문했다.

손세일 (孫世一) 국민회의 총무는 "수레의 두 바퀴와 같은 여야관계 정립은 민주주의 척도인 만큼 역지사지 (易地思之) 의 자세로 헌신하겠다" 고 각오를 밝혔고, 강창희 (姜昌熙) 자민련 총무도 "나는 여당도, 야당도, 무소속도 해 본 사람" 이라며 "가슴 터놓고 참고 기다리면서 일을 풀어나가겠다" 고 강조.

이에 대해 이부영 (李富榮) 한나라당 총무는 "지난 1년간 참으로 힘든 세월이었다" 며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어온 두 분이 총무가 됐으니 과거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 활짝 웃었다.

◇ 국회 밖 = 金대통령은 국민회의 김영배 (金令培) 총재권한대행.당3역의 신임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국회 상임위 (16개) 를 경제.외교안보.사회 등 3개 분야로 나눠 청와대로 초청, 대화를 갖겠다" 며 여야 접촉을 지시했다.

金대통령은 야당 의원들에게 특히 정치개혁 입법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기.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