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대 저가 만화잡지 잇달아 창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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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빌려 보는 만화에서 사서 보는 만화로 - . 만화시장에 체질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다름 아닌 대본 (貸本) 위주의 시장 판도를 '판매' 중심으로 바꿔 보려는 몸부림이다.

그간 만화는 대본소나 도서대여점에서 빌려보는 것이라는 게 일반적 인식이었고, 철저하게 대본용으로 대량생산되는 단행본 만화의 문제점은 수차례 지적돼왔다.

따라서 작품이 정상가에 판매돼 안정된 소비자층을 확보하는 게 만화의 저변을 넓히는 최우선 과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한국만화문화연구원 비평저널 '코코리뷰' 특집 '만화잡지를 주목한다' 에서 지적한 대로, 잇따른 잡지 창간에서 두드러진다.

우선 서울문화사의 자회사인 서울미디어랜드가 다음달 청소년 대상인 1천원짜리 저가잡지 '히트' 를 창간한다. 현재 만화 격주간.월간지들의 평균가가 2천5백~4천원 선인 것에 비하면 파격이다. 한 마디로 "사서 보게 만들겠다" 는 의도다.

'아이큐 점프' 강인선 편집부장은 "일본의 경우 만화잡지가 자판기 커피 2잔 값 정도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구입해서 보는 풍토" 라고 비교한다.

시공사는 6월에 청소년 대상 격주간지와 12월에 순정만화잡지를 선보인다.

순정잡지에는 강경옥.나예리.이미라.이은혜 등의 여성만화가로만 필진을 구성할 예정.

김경란 편집장은 잡지 창간이 "좋은 작가를 잡는 데도 유리할 뿐더러 연재를 하면서 독자 반응을 모니터해 단행본으로 묶을 때 참고한다" 고 설명한다.

충실한 기획과 연재 후 단행본 판매 등을 고려할 때 잡지의 역할이 지대하다는 것이다.

한편 학산문화사는 지난해 12월 창간한 격주간지 '부킹' 의 인기 여세를 몰아 연재만화를 묶어 '부킹코믹스' 를 펴내고 있는데, '배가본드' 1권의 경우 표지를 홀로그램 처리해 1만5천부 한정판매를 함으로써 작품을 소장하고자 하는 만화팬들을 구매로 유인하는 전략을 세우기도 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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