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열 씨, “세력·노선의 필요에 따라 안중근은 찢겨져 봉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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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소설가 이문열(61) 씨가 “안중근 의사는 당시 여러 세력과 노선의 필요에 따라 갈래갈래 찢겼다”며 “(내가 쓰고 있는 소설) ‘안중근 불멸’을 통해 안중근의 전체성을 드러내려 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9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화문문화포럼(회장 남시욱) ‘아침공론마당’에 초청돼 ‘일곱 개의 봉인’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씨는 “안중근 의거 100주년을 앞두고 이런저런 세력들이 ‘우리의 안중근’을 내세우는 것을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동안 여러 세력들이 안중근의 전체성을 드러내지 않은 채 필요한 부분은 부각시키고 필요하지 않은 부분은 봉인해 묻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중근 의사에게 봉인을 덧씌운 일곱 세력으로 ▶일본 제국주의 ▶공화주의자 ▶민중주의자 ▶가톨릭 ▶혁명론자 ▶독립운동의 각 노선 ▶민족주의자 등을 꼽고 김일성과 백범 김구, 이승만 전 대통령 등이 이러한 봉인 작업을 실제로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이번에 부족하면 나중에라도 소설로 이 봉인을 해제하고 안중근의 전체 모습을 드러내려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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