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55개 부품·소재 기업 “한국 파트너를 찾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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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일(對日) 무역 적자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한·일 두 나라 간의 부품 조달 및 기술 제휴 등을 협의하는 대규모 상담회가 열린다. 한일산업협력기술재단은 9월 16~17일 이틀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일 산업기술 페어 2009’ 행사를 연다. 지난해 첫 행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이번 상담회에는 일본에서 55개의 부품·소재 기업이 참가한다. 전기·전자 분야 10개, 기계 25개, 금속가공 14개, 화학 등 기타 분야가 6개사다. 상담회에는 대기업 계열사인 미쓰비시화공기㈜와 IHI 등이 기계·플랜트 부문의 기자재 조달을 위해 참석했지만, 대부분의 참가 기업은 특정 분야에서 오랜 전통과 실력을 갖춘 중소기업이다.

나베야(鍋屋)바이테크는 일본 기후현에 있는 작은 중소기업이지만, 1560년 창업해 450년 가까이 이어 온 회사다. 냄비를 뜻하는 ‘나베’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각종 금속 용기를 만들어 파는 가게에서 시작해 주물(鑄物)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현재는 전동 풀리 등 각종 기계 부품을 만든다. 이 회사는 열처리용 내열 공구 등을 한국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대형 자동차 부품회사 덴소의 자회사인 다이신세이키(大信精機)는 휘발유분사용 펌프장치를 만드는 업체다. 이 회사 역시 각종 공구 등 부품을 공급할 한국 업체를 찾고 있다. 공작기계와 로봇 등을 만드는 다이이치테크노스도 로봇 로더 관련 부품을 공급해 줄 협력업체를 찾고 있다. 이 밖에 자사 제품을 판매하거나 한국에서 위탁생산을 하겠다는 11개사도 상담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300여 개 중소기업이 참가한다.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송성기 이사는 “지난해 첫 행사에 대해 한·일 양국 중소기업의 평가가 좋아 올해는 행사 규모가 더 커졌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8년까지 10년간 대일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1749억4120만 달러에 달한다.

대일 적자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한국의 무역 규모 성장에 따라 매년 커지고 있다. 또 국내 경기가 나쁠 때는 다소 줄어드는 듯하다가 좋아지면 규모가 크게 늘어난다. 한국이 수출을 늘리려면 경쟁력 있는 일본의 부품·소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이다.

재단 일본기업연구센터 장윤종 박사는 “일본을 배척할 게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일본 시장을 뚫어 수출을 늘리는 게 대일 적자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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