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北 미사일] 4년내 美 본토 공격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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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의 미사일 개발.수출은 북핵과 함께 동북아 지역의 최대 현안이다.

지난해 8월 북한의 미사일 (인공위성) 발사실험을 계기로 미.일의 전역미사일방위 (TMD) 체제 공동개발, TMD에 대한 중국의 거센 반발, 한국의 미사일개발 사거리연장문제 등 미묘한 현안들이 꼬리를 물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별 소득 없이 끝난 평양 북.미 미사일회담의 파장과 북한 미사일 개발실태, 각국 동향 등을 정리해 본다.

북한은 3~4년내에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 (ICBM) 수준의 미사일을 개발, 미국을 직접 위협할 것으로 한.미 정보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대포동1호 시험발사에서 인공위성 '광명성1호' 의 지구궤도 진입에 실패한 원인을 교정, 오는 4~5월에는 재발사할 수 있으리란 관측이다.

이번 북.미 미사일 협상과 5월초로 예상되는 금창리 핵의혹시설 사찰도 미사일 재발사 가능성을 의식한 조치라는 얘기다.

미 정보당국은 지난해 북한이 발사한 대포동1호의 궤적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이 미사일에 실린 인공위성 광명성 1호가 지구궤도에 거의 진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광명성 1호를 미사일에서 분리해 지구궤도에 정확하게 진입시키는 3단계 고체 로켓에 문제가 있었다는 게 미국측 평가다.

즉 북한의 미사일 기술은 ICBM을 개발할 수 있는 문턱에 와 있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및 인도 다음 가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개발은 81년 이집트와 미사일개발 협정을 맺으면서 본격화됐다.

북한은 84년 이집트에서 도입한 소련제 스커드 미사일을 토대로 사정거리가 3백40㎞인 스커드B를 85년 개발했다.

이 스커드B는 개발비를 지원해준 이란에 88년 1백발 (5억달러 상당) 이 제공돼 이란과 이라크의 도시전쟁에 사용됐다.

북한의 스커드B 생산 능력은 월 8~12발 (연간 1백발) 이며 보유량은 5백여발로 추정된다.

북한은 또 스커드B의 사정거리를 5백㎞로 연장한 스커드C를 91년부터 본격 생산했다.

월 생산능력은 4~8기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스커드C를 이란과 시리아에 60기를 팔았다.

북한군은 스커드B와 C로 구성된 스커드여단을 인민무력부 직속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27개의 스커드 발사대를 배치했다.

이와함께 북한은 사정거리가 1천㎞인 노동1호를 93년 5월 29일 함북화대군대포동에서 동해로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노동1호 9기를 실전 배치했으며 리비아와 파키스탄은 북한의 노동1호에 관한 기술지원을 받기 위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다.

북한 탄도미사일은 그러나 정확도면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스커드B의 오차는 4백50~1천m, 스커드C는 2~4㎞나 돼 군사시설 같은 점표적보다는 인구가 밀집된 대도시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에 더 적합하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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