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일일극 첫 출연 유오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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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유오성 (31) 은 이제 낯설지 않다. 드라마로, CF로, 영화로 제법 얼굴이 알려졌다. 영화 '비트' 의 신출내기 폭력배로, 이동통신 광고로, 그리고 미니시리즈 '내일을 향해 쏴라' 의 가수 매니저로….

하지만 그를 '띄운' 것은 역시 TV. '핏줄' '늙은 도둑의 이야기' 등 7편의 연극무대에 올라 실력을 다졌지만 TV는 그를 단순간에 스타급으로 끌어올렸다.

그것도 미니시리즈 '내일을…' 단 한 편으로. 유오성이 여세를 몰아 일일극을 두드린다. '보고 또 보고' 후속으로 다음달 5일 시작하는 MBC '하나뿐인 당신'. 서울 외곽에서 지물포를 운영하는 장씨 일가의 작은 아들로 나온다. 집안형편에 대학을 포기하고 가업인 지물포를 성실히 꾸려가는 '보기 드문' 젊은이다.

일일극을 맡은 기대가 클 것 같은데 반응은 의외로 담담한 편. "긴장되는 것은 없어요. 단지 열심히 할 뿐입니다. 연극이나 영화나 드라마나 매체만 다를 뿐 연기영역은 따로 없다고 봐요. " 그래도 TV 때문에 '준스타' 가 됐다고 반문하자 "본인이 변한 건 없고 주위시선만 바뀐 것" 이라고 대답한다.

TV 덕에 수입도 늘었지만 오늘의 그를 만든 연극 첫 무대의 느낌은 그대로다. "연기는 점 (點) 이 아니라 선 (線) 입니다. 지금 반짝 알려진 것은 점에 불과하죠. 나이 예순이 되도 건강하게 무대에 서려고 해요. " TV와 연극에 필요한 자질이 다르다는 점도 인정한다.

"연극이 TV보다 액션이 큽니다. 하지만 감정표현엔 차이가 없어요. 연기시간이 많은 TV가 캐릭터 연구에는 공부가 더 됩니다. " 반면 아직도 TV가 어색한 구석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처음엔 탤런트들의 개인주의가 이상하게 생각됐다. 밥도 따로 먹고, 행동도 각자 하고…. 흔히 숙식을 같이하는 연극판과 크게 달랐다고 한다.

"원래 잔정이 많습니다. 남을 도와주려는 성격이죠. 이번 배역과 닮은 부분이 많아요. 얼굴은 못생겼어도 중요한 것은 따뜻한 마음이잖아요. " 유오성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출신. 5월 15일 개봉예정인 영화 '간첩 리철진' 마무리 촬영에도 분주하다.

5월30일엔 연극 동료인 명경수씨와 화촉을 밝힌다. 그래도 친구가 좋아 신방은 대학로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에 잡을 계획. 술 한잔 걸치기에 좋기 때문이다.

"핵심은 치열하게 사는 거죠. 결국엔 연기인 유오성보다 성실한 개인 유오성으로 남고 싶습니다. 연기도 건강한 삶을 향한 도전이거든요. "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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