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업활동동향 특징] 중·저소득층 '쓰자'기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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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월 중 산업활동 동향' 결과가 나오자 당국자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설 연휴 (3일)가 올해엔 2월에 끼여 있다 보니 1월에 비해 지표들이 형편없이 곤두박질칠 것으로 우려했지만 그럭저럭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특히 소비심리가 전 계층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여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기가 예상보다 좀더 앞당겨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 생산 = 반도체.컴퓨터의 수출 호조와 자동차.사무용기계 등 내수신장에 힘입어 전년동월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1월 (14.8%)에 비해선 증가폭이 줄었지만 설 때문에 조업일수가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수치다.

◇ 소비 = 이번 통계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 대표적 소비지표인 도소매 판매는 자동차 판매 (89.2%) 급증으로 전년동월 대비 7.3% 늘어 1월 (2.6%) 보다 증가폭이 커졌다. 설사 자동차를 제외한다 해도 4.3% 증가, 소비는 확실히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월엔 휘발유 (50.3%).냉동식품 (22.0%) 등 생활용품 위주의 비내구소비재 출하가 국제통화기금 (IMF) 체제 진입 후 처음으로 증가세 (2.2%) 를 보였다.

지금까진 대형승용차 등 주로 고소득층이 사는 내구소비재가 소비증가를 주도해 왔다. 또 1월까지 감소했던 슈퍼마켓 매출액도 2월엔 2.7%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소비심리가 이제 중.저소득층에까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게 통계청의 해석이다.

◇ 투자 = 기계류 수입액 ( - 12.7%).기계류 내수출하 ( - 8.1%)가 각각 지난해 연평균 - 52.9%. - 38.0%에 비하면 감소폭이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투자가 여전히 마이너스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빨리 회복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玄旿錫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고 보고 있다.

다만 건설부문 투자지표는 여전히 50%대의 감소세를 지속해 부진을 면치못했다. 통계청 박화수 (朴華洙)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추경예산으로 집행될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 (SOC) 투자의 효과는 준비기간 등을 거쳐 신규수주가 이뤄지는 4~5월이나 돼야 나타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 경기지수 = 한편 현재의 경기수준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지난해 9월 이후 연속 상승하다 2월 들어선 0.2포인트가 하락했다. 하지만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종합지수가 1.2%포인트 상승한 점을 감안할 때 이는 '경기회복기의 일시적인 숨고르기 현상' 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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