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텔스기 1대 격추당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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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브뤼셀.파리 = 길정우.배명복 특파원, 외신종합]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군의 유고연방 공습 5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27일 (현지시간) 나토군 최정예 전폭기 미 공군 F - 117A 스텔스 전폭기 1대가 유고군에 의해 격추됐다.

이는 공식 확인된 나토측의 첫 피해다.

스텔스기 조종사는 피격 직후 낙하산으로 탈출에 성공했으며 6시간뒤 미군 구조대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됐다고 미 국방부 케네스 베이컨 대변인이 밝혔다.

나토군은 이날부터 유고에 대한 2단계 공습에 돌입, 유고군 사령부.중화기부대.비행장 등 유고군의 각종 시설에 폭격을 가했다.

미군기의 격추와 이같은 나토군의 공습확대로 '발칸전투' 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부와 나토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나토 동맹국들이 유고에 지상군을 파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밀로셰비치가 평화를 받아들이거나 전쟁수행 능력에 타격을 받을 때까지 계속 유고를 공격하겠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은 "나토의 침략에 끝까지 항거하겠다" 며 단호한 항전태세를 거듭 표명했다.

이날 오후 6시50분 이탈리아 북부 아비아노 공군기지를 이륙한 F - 117 나이트호크 전폭기를 포함, 40여대의 나토군 전폭기들은 베오그라드와 코소보 주도 크리슈티나 일원의 군사기지를 맹폭했다.

나토 전투기들은 28일 오전까지 파상적인 폭격을 계속했다.

이같은 나토의 공습강화는 코소보 알바니아계 학살과 국외추방 등 유고 세르비아계의 '인종청소' 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제이미 시아 나토 대변인은 밝혔다.

코소보 알바니아계 게릴라 조직인 코소보해방군 (KLA) 은 26일 세르비아계가 드자코비카에서 하룻밤새 알바니아계 수백명을 학살했다고 주장했으며, 알바니아계 2만여명이 추방돼 갈 곳없이 떠돌거나 국경을 넘어 알바니아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럽과 미국에서는 나토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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