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 SK 오늘·내일 ‘한국시리즈 예고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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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페넌트레이스 1위를 달리고 있는 KIA가 2위 SK를 광주로 불러들여 8~9일 2연전을 벌인다. 지난달에만 20승(4패)을 거뒀던 KIA가 지난 3일부터 뜻밖의 3연패에 빠진 사이 SK는 파죽의 9연승을 내달렸다. 이로써 KIA와 SK의 승차는 3경기로 좁혀졌다. 이번 주초 맞대결에서 SK가 2연승을 한다면 양 팀의 승차가 1경기로 줄어들어 KIA는 심리적으로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리는 두 팀의 대결을 전망했다.

◆스승과 제자 … 전임과 후임=KIA가 8월 한 달간 치고 나갈 때도 김성근(67) SK 감독은 1위 탈환 의지를 꺾지 않았다. “KIA가 무섭다. 그러나 전승을 해서라도 쫓아가겠다”며 추격 의지를 불태웠다.

김 감독은 조범현(49) KIA 감독의 스승이다. 조 감독이 충암고와 OB(현 두산)에서 선수 생활을 할 때 김 감독이 사령탑이었고, 조 감독이 쌍방울 코치로 있을 때도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었다. 조 감독 야구의 뿌리는 ‘야구의 신’ 김 감독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감독은 제자의 특성을 샅샅이 파악하고 있다. KIA가 SK를 가장 껄끄러워 하는 이유다. 조 감독은 SK와 두산이 2위 다툼을 하고 있던 지난달에도 “SK는 지난 2년간 우승을 했던 팀이다. 선두 싸움에서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조 감독도 나름의 계산이 있다. 스승이 제자를 아는 것만큼 제자도 스승에 대해 잘 안다. 또 SK는 조 감독이 2003년부터 4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팀이다. 2007년 김 감독 부임 후 팀이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누구보다 SK를 잘 파악하고 있다.

지난해 SK는 KIA에 14승4패를 거두며 절대적 우위를 보였다. 스승의 완승이었다. 그러나 조 감독 체제가 자리를 잡은 올 시즌 KIA는 SK에 10승2무5패로 앞서 있다.

◆미국파 서재응(사진左) vs 일본파 카도쿠라右=쫓기는 자와 쫓는 자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KIA는 2연전에서 1승1패만 하면 3경기 승차를 유지하면서 SK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8일 첫 경기에는 메이저리거 출신 서재응을 선발로 내세운다. 반면 SK는 2연승을 해야 막판 선두 탈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3연승 중인 일본인 투수 카도쿠라를 선발로 예고했다.

서재응은 일종의 ‘조커’다. 그는 오른 팔꿈치 부상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 올해 5승3패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 중인데, SK전 3경기에서는 2승, 평균자책점 2.08으로 빼어난 성적을 냈다. 서재응은 “SK는 투수 분석에 워낙 뛰어나다. 지난해까지는 내 폼이 읽힌 것 같아서 올해 투구 동작에 변화를 준 것이 주효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도쿠라는 올해 7승4패 평균자책점 4.91, KIA전에서는 4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다. SK는 선발보다는 윤길현·정우람·이승호 등 불펜투수들을 모두 투입하는 총력전을 펴겠다는 각오다.

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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