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비는 “밤잠이 없는 편이라 새벽까지 책을 읽는 날이 많다”며 “다들 잠든 조용한 시간에 홀로 깨어 작가와 일대일로 비밀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이 좋다”고 말했다. [김태성 기자]
제가 크리스천이라 서점에 가면 먼저 종교 쪽 신간을 둘러봐요. 그리고 잡지·소설·여행서 쪽에도 꽤 오래 머물죠. 혹시 제가 TV에 안 나올 때 저를 보고 싶은 분이라면, 이곳으로 찾아 오시면 되겠습니다. 하하.
배우 신현준의 『고백』(두란노)이라는 책도 이렇게 서점을 어슬렁거리다 만나게 됐어요. 음악프로 리허설 마치고 MBC 방송국 내에 있는 구내서점을 돌아보다가 이 책을 발견했습니다. 저자는 다들 알고 계신 영화배우 신현준씨예요. 개인적으론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퍽 가까운 느낌을 갖게 됐습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신현준씨의 개인적인 신앙 고백이자, 배우·연예인으로 살아오면서 느꼈던 감정을 진솔하게 적은 자전적 에세이입니다. 짧은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거기서 느낀 종교적인 깨달음, 그리고 독자에게 전해주고 싶은 명언과 성경구절 등이 적혀있어요. 저도 연예인으로 10년 가까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경험이 마음에 많이 와 닿았죠. 특히 연예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힘들었던 순간을 믿음으로 이겨내고, 이제는 “나 자신을 사랑한다. 지금의 내가 좋다”고 말하는 삶의 자세를 배우고 싶었어요. 기독교인이 아닌 분에게도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는 없어요. 마음 가는 대로 책을 읽는 편이예요. 소설가 중에는 요즘 『1Q84』라는 책으로 화제인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무척 좋아합니다. 중학교 때 『상실의 시대』를 이모에게 선물 받아 읽게 되었는데요. 한참 사춘기였는지 주인공 와타나베의 삶에 대한 자세가 너무 멋있고, 공감이 되더라고요. 그 뒤로 『댄스댄스댄스』『해변의 카프카』 등 하루키의 대표작을 찾아 읽기 시작했죠. 여행서도 좋아하는데 한비야씨의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을 감동적으로 읽었어요. 그 책을 읽은 후 구호단체 월드비전의 홍보대사로 일하게 돼, 더욱 뜻 깊었죠.
영화도 무척 좋아하지만, 책이 더 재미있어요. 책을 읽는 동안은, 완벽하게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게 매력인 것 같아요. 제가 부르는 노래 대부분 제가 작사를 하는데, 평소 책을 많이 읽어두면 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좋은 가사를 쓰는 데도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최근 발표한 미니앨범은 여름이기도 하고, 또 요즘 제가 남자친구(‘언터처블’의 슬리피)와 한참 ‘러브 모드’라서 ‘키스키스키스’ 같은 밝은 노래로 채웠는데요.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면, 화요비의 트레이드 마크인 애절한 사랑노래도 선보여야겠죠. 그러려면, 미리미리 슬픈 연애소설도 읽어두어야겠네요.
정리=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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