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군단장, 이례적 중국 방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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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차수)을 단장으로 한 북한 군사대표단이 지난달 12~14일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최전방을 맡고 있는 김격식 2군단장(대장)이 동행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대표단에는 북한군 총참모부 소속 장성 2명 외에 문산 축선을 담당하는 김 군단장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북.중 양국은 해마다 1~4회 군사 대표단 교환 방문을 하고 있지만, 북한의 일선 부대장이 방중 대표단에 포함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정부는 김 군단장의 중국 방문이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와 맞물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가 10년째 2군단장을 맡고 있어 상대적으로 주한미군의 전력에 밝은 데다 북한 대표단이 차오강촨(曺剛川)국방부장 외에 중국 인민해방군 총후근부장과 총장비부장도 만났기 때문이다. 총후근부는 군수물자를, 총장비부는 무기체계 개발을 맡는 부서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만큼 북.중 군부는 주한미군의 무기.장비 교체와 병력 감축 대책을 협의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해 북한 일선 부대장의 얘기를 직접 듣고 싶어했을 수도 있다. 특히 북한으로선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계기로 중국의 무기나 물자의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 점에서 북한 노동신문이 군사 대표단이 귀국한 지 하루 만인 지난달 15일 주한미군 재배치와 관련, 대북 선제공격용이라는 기존 주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중국.러시아 포위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한 것은 주목된다.

오영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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