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맞은 서바이벌 게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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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야산에서 펼치는 '죽느냐 사느냐' 의 무대. 순간적인 방심은 적에게 절호의 기회. 엎드리고 뛰면서 총부리를 겨누다보면 어느새 고지. 마침내 뺏은 적의 깃발. 이제는 자신감을 갖고 세상에 내려갈 시간이다.

봄을 맞아 제철을 만난 서바이벌. 서바이벌 게임이 영화 '쉬리' , '김일병 구하기' 등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주 일요일 서울 드림랜드 뒤편 토끼동산. 국방색 조끼에 시커먼 고글 (얼굴에 쓰는 보호대) , 그리고 가스총과 노란 페인트볼 (맞게 되면 페인트가 맞은 부위에 번짐) 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 둘씩 산으로 오른다.

"여러분은 오늘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신사처럼 멋진 죽음이 필요합니다. 맞았으면 재빨리 총을 두손에 올리고 5m이내에선 절대 사격하지 마세요. 고글도 반드시 착용하세요. " 비비추 기획의 김희성 교관은 게임방법을 설명한 후 준비체조를 시킨다.

첫 라운드는 전멸전. 편을 갈라 상대편이 남지 않을 때까지 싸우는 경기다.

가스총이 페인트볼을 쏟아내면서 사람들은 흥분하기 시작한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 상대편이 지치기를 기다리는 '끈기족' .30알의 실탄을 재빨리 없애는 '람보족' .빠른 발을 이용해 상대방 뒤편으로 돌아 양편 공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우회족' .서바이벌에서도 개인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2라운드는 깃발 뺏기. 한편은 방어, 한편은 공격을 하는 공방전이다. 이 라운드는 고지에 자리잡은 방어팀이 유리한 경기. 3라운드는 개인전.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적이 되는 경기로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기량을 겨루어야한다.

"처음에는 요령을 몰라 페인트볼을 자주 맞아 따끔하기만 하더니 이젠 할만 합니다. " 처음으로 서바이벌에 참가한 음상영 (28).하정일 (31) 씨는 뒤늦은 데뷔를 안타까워 한다.

4라운드는 영화 '쉬리' 의 분위기가 나는 '쉬리' 게임. 한국특수요원팀과 북한 8군단팀으로 나눠 게임을 벌인다. 특수요원팀이 고지아래와 고지에 위치해 고지중간의 8군단팀과 공방전을 벌이는 게임이다.

▶서바이벌 가이드 = 서바이벌은 97년까지 당일.1박2일 등 일정이 다양했으나 요즘은 당일코스가 대부분이다. 당일의 경우 참가시간은 5시간. 보통 3가지 다른 서바이벌 게임을 한 후 레크레이션 등을 즐기게 된다. 1인당 참가비는 2만5천~3만원. 문의 비비추기획 (02 - 3672 - 2588) , 아이엔지엔터프라이즈 (02 - 552 - 2600).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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