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수시모집 맞장 뜨기 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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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인 비상에듀 부원장

요즘 입시를 앞둔 교실은 들떠있다. 비단 고3 뿐만 아니다. 재수생들의 교실 역시 ‘혼돈의 장’이다. 2010학년도 총 모집 정원의 58%인 22만 여명을 선발하는 수시를 앞뒀기 때문이다.

재수생들의 대응은 분명히 나뉜다. 정시에 집중하려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나머지는 수시 지원 여부로 갈등한다. 이들은 수시든 정시든 이미 한번 이상 좌절을 겪은 학생들이다. 또다시 시련을 겪을 수는 없다. 수능시험일은 두 달 남짓 남았다. 자신의 상황에 따른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시만을 향해 무소의 뿔처럼 내달리는 학생들도 있다. 수시를 기대했다가 정시마저 실패한 경우라면, 그 심정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입시에는 전략적 사고가 요구된다. 수시와 정시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수시는 정시를 통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하는 시험이 아니다. 수능에서 얻을 수 있는 자신의 점수에 대해 합리적인 예상을 해보자. 그리고 목표 대학, 학과의 정시 합격선과 비교하자. 정시에서 극복할 수 없는 점수의 차이가 있다면, 수시 전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때도 전형분석은 냉정하게 해야한다.

수시에 실패했을 경우, 좁아진 정시 관문을 걱정한다.하지만 각 대학들은 애초 수시에 할당했던 인원을 모두 선발하진 않는다. 수시에서 뽑히지 못한 인원은 정시를 통해 추가 모집한다. 대학에 따라 수시 전체 인원의 20%~50%까지 정시 선발로 이월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실제로는 정시 선발인원이 수시보다 많다. 물론 수능을 위한 노력이 충실히 병행됐을 때의 얘기다.

수시에서 논술중심 전형을 노린다면, 내신이 불리하거나 수능 성적에 대한 불안감이 큰 경우일 수 있다. 논술 100%전형, 논술우선 선발 전형은 매우 유혹적이다.그러나 준비된 학생들을 위한 전형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논술이 정규과정에 편성돼 훈련된 일부 재수학원의 학생들이 있다. 오랜기간 체계적으로 이를 대비한 학생도 있다. 이들이 전부 경쟁자다. 아니라면, 소모적인 지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최저학력기준이 합격 기준이 되기도 하는 최상위권 대학이라면 달리 생각해볼 수 있다.

수시 지원 경험이 있는 재수생들은 학생부에 여전히 미련이 남는다. 수시 지원시기에는 학생부와 관련된 많은 이야기가 나돈다. 스펙에 관한 납득할 수 없는 소문도 있다. 차이가 큰 학생부 성적이 뒤집혀진 경우들도 회자된다. 이것들 모두가 루머라고 치부하진 않겠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것쯤은 상식으로 판단할 일이다.

시중에는 입시전문기관들이 제공하는 자료가 충분히 넘쳐난다. 각 대학의 전형 분석 자료에는 수시 경쟁률과 합격자들의 학생부 교과 평균, 정시 합격선 등도 제시돼 있다.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발견해내는 노력 외에 자료의 냉철한 분석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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